찰스 블론딘은 폭포의 거대한 굉음을 뚫고 등에 업힌 남자에게 외칩니다. “힘을 빼요! 당신은 이제 찰스 블론딘이오. 내 한 부분입니다. 내가 흔들리면 당신도 흔들려야 해요. 당신이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당신이 노력하면 우리는 둘 다 죽습니다. 나를 완전히 믿고 힘을 빼고 내 일부가 되세요.”

두 사람은 목적지까지 건너는데 성공합니다. 숨죽여 보던 관중들은 두 사람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마치 스스로가 나이아가라 폭포를 건넌 것처럼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며 열광하고 기뻐합니다. 블론딘은 훗날 남자의 정체에 대해 밝히지요. 자신의 매니저 해리 콜코드(Harry Colcord)였습니다. 만약 그대가 찰스 블론딘의 매니저였다면 과연 그대는 콜코드처럼 행동하실 수 있었을까요? 콜코드의 동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경영학에서는 이 일화를 동기부여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합니다.

혹자는 콜코드의 동기를 ‘두려움’이라고 해석합니다. 만약 거절한다면 블론딘은 자신의 매니저조차 신뢰할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고 두 사람의 사업은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서 지원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두번째 해석은 ‘이익’ 때문이라는 겁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콜코드는 이 사건을 커다란 비즈니스의 기회로 보았던 거지요. 타인의 목숨을 담보로 외줄을 타는데 성공한다면 블론딘의 상품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며 폭등할 것을 계산한 겁니다.

마지막 세번째 해석이 있습니다. 사랑과 신뢰 때문이라는 겁니다. 콜코드는 이미 찰스 블론딘의 묘기와 그의 능력, 성품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었고, 실력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업힐 수 있었던 겁니다. 마치 엄마가 자기 자식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도 뛰어드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가 콜코드와 찰스 블론딘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지요. 어떤 해석이 가장 합리적인 추정일까요? 사실 콜코드의 동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워낙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었고 당사자들이 이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대가 이끄는 조직이 국가이건, 도시이건, 혹은 회사이건, 교실 또는 가정이건. 두 사람 이상 모인 곳에서 우리는 언제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대가 발걸음 옮기고 딛는 곳마다,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과 신뢰가 차오르고 아름다운 헌신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멋진 일들이 오늘도 가득한 날이시기를 기도합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