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증가로 산지에서 폐기할 정도로 양파가 풍작이지만,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중간 상인과 유통업체가 이윤을 취하는 구조 때문에 산지 가격 폭락이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27∼28일 서울 시내 300개 유통업체에서 양파 가격을 조사한 결과 소매가격이 도매가격보다 4배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5% 감소했지만, 기상여건 호조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 산지 가격은 생산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초 도매시장에서 양파 평균 가격은 20㎏ 기준 1만1천86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2년 전보다는 무려 44%나 내렸다. 하지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한 달간 서울 시내 유통업체의 양파 판매가격을 조사해보니 상품(上品) ㎏당 도매가격은 급락했으나 소매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상품 1㎏을 기준으로 지난달 상순 양파 도매가격은 725원이고 소매가격은 1천916원이었다. 소매가격이 도매의 2.6배였다. 지난달 중순에는 평균 도매가격이 ㎏당 489원으로 상순보다 32.5% 떨어졌으나 소매가격은 1천856원으로 3.1% 하락하는 데 그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중순 소매가격은 도매가격의 3.8배에 달했으며 지난달 하순에도 같은수준을 유지했다. 유통 채널별로 모든 양파 평균 가격을 살펴본 결과 일반 슈퍼마켓이 가장 쌌고 백화점이 가장 비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