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서 언급
한국·미래당 “보수·진보 편 갈라”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월북한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이만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군 전몰장병의 희생까지 기린다면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 남침의 공으로 북한에서 훈장까지 받았다는 김원봉을 콕 집어 언급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와 진보를 나누지 말자는 대통령의 언급이 김원봉 등 대한민국에 맞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까지 서훈하기 위한 이 정권의 분위기 조성용 발언은 아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6·25에서 전사한 호국영령 앞에서 김원봉에 대한 헌사를 낭독한 대통령이야말로 상식의 선 안에 있는가”라며 “6·25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3·1절 기념사에선 엉뚱하게 ‘빨갱이’란 말이 친일 잔재라면서 청산을 하자고 했고, 5·18 기념사에선 ‘독재자의 후예’란 말을 끼워 넣었다”며 “애국에 보수 진보가 없다면서 난데없이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소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사실 보수 진보의 편을 갈라놓을 일방적 주장을 그때그때 무늬를 바꿔가며 이어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정말 보수 진보가 없고 함께 나아가자는 말을 하려면 기념일을 가려가며, 말을 고르고 방점을 조정해 가며, 또 적당히 비틀어가며 스스로 경계를 짓거나 일방적 주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힘으로 1943년, 영국군과 함께 인도-버마 전선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고 1945년에는 미국 전략정보국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김구 선생은 광복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이뤄지기 전에 일제가 항복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면서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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