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일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정책 야당’으로서의 면모일신에 나섰다. 문재인 정권의 외골수 정책추진에 속수무책인 상태로 비난과 비토 일색의 구태 야당 정치행태에 머무르던 한국당이 이번 기회에 새로운 야당 정치의 지평을 열어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반대만을 일삼는 전통적인 야당 정치문화 답습만으로는 정권을 잡지도 제대로 견제하지도 못한다는 절박한 깨달음의 소산이기를 기대한다. 한국당이 이번 기회에 최고의 ‘정책 야당’ 본보기를 정립해내길 대망한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친 자유한국당이 100일간의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개시하며 본격적인 ‘정책 투쟁’을 예고했다.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며 ‘대안 정당’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해 당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에는 현역 국회의원 28명을 비롯해 위원 77명이 황 대표 직속 위원회인 경제대전환 위원회에서 새로운 경제 비전을 수립하고, 분야별 입법과 예산 등 세부 계획을 구상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경제·예산통인 김광림(안동) 최고위원과 여의도 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위원회는 이달 중 종합토론회를 열고 다음 달까지 5개 분과별 토론회, 세미나 등을 수시로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분과는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비전 2020’ 분과, 성장과 일자리를 다루는 ‘활기찬 시장경제’, 공정거래와 균형발전을 논의하는 ‘공정한 시장경제’, 사회안전망과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는 ‘따뜻한 시장경제’, 최저임금 문제에 집중하는 ‘상생 노사관계’로 나뉜다. 오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결론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원회 출범식에서 황교안 대표는 “(위원회의 성패가)우리 당이 대안 정당, 정책 정당, 민생정당으로 변모하느냐 못하느냐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 폭정으로 민생이 ‘폭망’ 해도 국민들이 한국당을 선뜻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만의 정책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비판을 넘어 대안 중심으로 논의 방향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한국당의 자가진단은 일단 정확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당이 야심찬 이번 기획을 통해 그동안 집중해온 정부 비판의 연장 선상에서 미더운 정책 대안들을 제시한다면 ‘비난’만 일삼아온 야당역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속 보이는 쩨쩨한 정략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오직 국민의 처지에서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들을 찾아냄으로써 제1야당이 좀 더 신뢰할 만한 ‘정책 정당’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