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리

그러나

꽃씨를 마저 흩뿌리듯

봄빛은 기어코 어김없이 쏟아져와서

바람에 잎 틔우는 새가지 떨켜마다

사람의 숨통을 틀어막는

고요

가책하는 마음들

멀어질수록

저 나무의 죄는

상처를 몸으로 만든 것이니

이 시는 상처를 모티브로 죄는 상처를 만들지만 그 상처는 결국 축복이 된다는 모순을 펴 보이고 있다. 봄빛은 나무의 생육을 도와 새순이 나고 왕성한 생명의 시간들을 생성시키지만 그것이 상처가 되어 다시 새로운 몸이라는 축복에 이른다는 모순의 순환논리를 펴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