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약령시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한약재 도매시장이다. 역사적으로 따지자면 조선시대 효종 9년(1658년)부터 약령시가 열렸으니 올해 361년째 맞는 전통의 한약재 거래 장터다.

당시에도 대구는 국내 약재의 주요 산지로 전국에서 가장 크고 대표적이었다고 한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대구약령시에는 전국의 약재 재배자와 채취자, 상인 등이 몰려와 성시를 이뤘다고 전한다. 대구 한방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한약재 물류 유통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2008년만 해도 400t 넘게 거래되던 한약재 거래물량이 해마다 줄어 지난해는 3분의 1수준에 그쳤다고 하니 당국의 관심이 절대 필요한 때다. 대구약령시의 전통을 이을 목적으로 1982년 설립된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은 전국 유일의 한약재공판장으로, 국내산 한약재의 도매 기능은 물론 전국 한약재 시세를 주도하며 표준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100여 종의 한약재를 위탁받아 생산자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도매시장 기능으로 보아 국내 한약재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월 1, 6일장 경매를 열어 전국에서 생산되는 국내 한약재의 가격정보를 알려주고 한약재 품질 개선 등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또 한약재 전시와 교육, 홍보 등의 업무도 맡아 대구약령시 및 대구문화유산 보존의 기능까지 수행하는 등 한약재 산업의 활성화에 이래저래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를 알리는 요소 가운데 약령시가 빠질 수 없다. 한약재 산업하면 누구나 대구를 손꼽는다.

361년의 전통 때문에 2001년에는 한국기네스위원회가 대구약령시를 한국 최고(最古)의 약령시로 인증했다. 한의약 산업진흥을 위해 설립된 한의약 진흥재단도 우리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을 만큼 한방은 우리지역의 특화된 산업이다.

또 한방산업과 관련해 2004년에는 대구약령시 일원이 한방 관련 분야 최초로 한방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한방산업은 산업으로서 뿐 아니라 지역의 전통문화로서 가치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한방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킴은 물론 한방의 전통을 보존해야 할 임무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구는 한방관련 인력이 여타 지역보다 풍부하고 경북은 약재 산지가 많아 대구경북이 잘 결합하면 세계 최고의 한방산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다른 지자체에서도 한방산업에 대해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미 전국 최고의 인프라와 전통이 있는 장점을 살려 우리지역을 한방 특화지역으로서 우뚝 서게 해야 한다. 전국 유일의 한약재 도매시장이 한방산업 활성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투자에 당국의 더 큰 관심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