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한 90세 前 경찰 김상태 옹
후배 경찰·시민 등 40여 명과
문경 산북면 경찰전공비 참배

문경경찰서가 경우회 선배들과 새내기 순경이 함께 한 경찰유적지 탐방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문경] “제 나이 스무살 되던 해인 1949년 9월 경찰에 입직한 지 2개월만에 공비들과 전투를 했고 온 몸은 피범벅이 되었습니다. 70년 전의 전투지를 젊은 순경들과 다시 와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김상태 옹(1930년생·1985년 경위로 문경경찰서 퇴직)은 붉어진 눈시울을 애써 감추었다.

1949년 9월 16일 공비들로부터 동로지서(현 동로파출소)가 습격당했다는 전갈을 받은 이무옥 문경경찰서장 등 30명의 경찰관들은 새벽에 출동했고, 산북면 내화리 소재 노루목고개를 지나던 중 공비들로부터 기습을 받았다.

교전 끝에 12명의 경찰관 및 동로면장을 포함한 3명의 민간인이 순직했다. 30명의 경찰관 중 현재 김상태 옹이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

문경경찰서는 4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와 겨레를 위해 산화한 순국 경찰관들의 위훈을 기리기 위해 경찰서장과 각 과장, 신임 순경 7명, 경상북도 경우회장(나종택), 문경시 경우회(회장 엄상윤) 등 전·현직 경찰관 및 시민 등 40여명이 함께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에 있는 경찰전공비를 참배했다.

특히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제 막 경찰생활을 시작하는 순경들이 내 고장 경찰역사 순례길에 참여 해 의미를 더했다.

엄상윤 경우회장은 “여기 잠들어 있는 선배 경찰관 열두 분 중에 일곱 분이 여러분과 같은 연령대의 순경들이었다”며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선배 경찰관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관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산북면 소재 경찰전공비는 12명의 경찰관과 3명의 민간인이 순직한 곳에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54년 12월 25일 건립됐고, 1980년 12월 20일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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