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한약재 수요 증가
한약재 규격화 등 원인으로
거래 물량·금액 10년 전보다
1/3수준… 매년 수 천만원 적자
지자체 대책·지원 절실

대구 한방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한약재 물류유통의 중심역할을 하는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이 고사위기에 처해 제도개선 및 지자체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수입 한약재 수요 증가와 더불어 국내 농가의 한약재 재배면적 축소 및 생산중단, 한약재의 규격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매수수료에만 의존하는 대구한약재도매시장이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존폐위기에 몰렸다.

대구약령시 한약재도매시장이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도개선뿐만 아니라 농수산물시장 개설자인 대구시의 다각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1982년 7월 대구 중구 태평로 3가에서 개장한 대구한약재도매시장은 1993년 2월 중구 남성로로 신축 이전해 한의 관련 업종들이 집적된 대구약령시 약령공원 내 약령시한의약 박물관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약령시의 전통 5일장과 경매의 현대적인 개념이 결합한 전국 유일의 한약재 공판장으로 국내산 한약재의 도매기능은 물론 전국 한약재의 시세를 주도하며 표준화 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는 100여 종의 우수한 한약재를 위탁받아 생산자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국산한약재와 수입 한약재의 비교를 통해 일반인들도 한약재의 감별이 가능하도록 전시해 교육과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대구약령시 및 문화유산 보존과 대구의 한약산업 활성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또, 한약재 물류유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매월 1, 6일장 경매를 열어 전국에서 생산되는 국내한약재의 가격정보 전달 기능 및 한약재품질 개선 등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산 한약재 도매 기능을 통해 전국의 한약재 시세의 표준화는 물론 인근 한약 관련 업종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대구약령시의 보존 및 발전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매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수익구조 악화 등으로 말미암아 명맥 유지조차도 근근이 이어가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409t의 거래물량을 소화하면서 35억여원의 거래금액이 발생한 이후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거래물량이 114t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거래금액도 17억여원에 그치는 등 10년 전보다 3분의 1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 때문에 매년 수천만원의 적자 운영으로 이어지면서 경매사와 직원들의 인건비조차도 감당하기 힘든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대구 한약재도매시장 이철로 대표는 “그동안 약업사들이 도매시장을 통해 한약재를 자가포장해 판매를 했는데, 관련법개정으로 한약재 제품이 규격화되면서 약업사들이 제약회사나 약용작물제조가공시설공장(GMP)을 통해 한약재를 구입하다보니 도매시장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약재 유통 1번지의 명맥을 이어 한방산업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지역 경제·문화 활성화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제도개선 및 특별 조례 제정 등 지자체의 다각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려움은 있지만, 대구한약재도매시장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