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조장풍’서 첫 타이틀롤
“제목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죠”

배우 김동욱 /키이스트 제공
MBC TV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배우 김동욱(36)의 첫 원톱 주연 드라마였다. 그는 이 작품으로 드라마 부진에 시달린 MBC에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안겨줬고, 그 자신으로선 영화 ‘신과 함께’ 이후 찾아온 전성기를 또 한 번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 원톱 주인공 자리를 맡은 데 대해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같이 간 배우와 스태프에게 드라마 끝난 지금까지도 고마움이 크다”고 말했다.

“아직 모든 역할 캐스팅이 완료되지 않았을 때 감독님, 작가님과 만장일치로 동의했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에 누굴 캐스팅할 때 배우의 인지도나 스타성이 아니라 누가 그 인물을 잘 연기할 수 있을지 하나만 보고 하자고요. 저도 사실 그렇게 ‘핫한’ 배우는 아니잖아요. 절 타이틀롤로 선택했다는 건 시작부터 그런 방향성을 갖고가셨던 것 아닐까요.” 그는 “그래서 함께 캐스팅된 배우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촬영했던 것 같고, 그 덕분에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보여드리며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함께 일한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김동욱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하게 된 건 “제목에 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근로감독관이라는 직업은 생소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이 접하기 쉬운 직업군은 아니잖아요. 저도 이번에 그런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실제로 직접 찾아뵙고 싶기도 했는데 너무 바쁘시고 쫓아다니는 것도 좀 그래서…(웃음). 30∼40대 공무원 사진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으로 체중을 약 10㎏이나 늘린 것에 대해선 “그분들이 그런 모습이어서가 아니라 조진갑 캐릭터와 인간 김동욱 사이 괴리감을 줄이고자 선택한 방법들 가운데 하나”라고 부연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 2∼3주 만에 10㎏ 정도를 찌웠어요. 3∼4시간마다 가리지 않고 다 먹었죠. 처음 먹을 땐 행복했어요. 그런데 한 끼에 무조건 공깃밥 세 공기씩 먹고 소화되기 전에 또 밥 먹어야 하면, 그게 굉장히 고통스러워져요. 나중엔 움직이는 것도 둔해지더라고요.”

드라마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마음에 들었던 점으로 현실과 판타지의 균형을 꼽았다.

“제가 시청자라면 마냥 현실의 답답함과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데서 그치는 걸 보고 싶진 않았을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의 조금 다른 매력이라고 하면, 답답함을 해소해줄 수 있는 판타지 같은 것들이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이럴 수가 있어?’하는 의문이 들지만 ‘이랬으면 좋겠다’하는 걸 다들 한 번쯤은 보고 싶지 않았을까요.”

정치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노동 이슈를 풀어가는 드라마를 택한 데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한다. 김동욱은 “그저 드라마 주제 속에 놓인 조진갑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하면 사랑받게 하고 친근한 캐릭터로 표현할까를 고민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천만 영화 ‘신과 함께’에서 관객들 눈물을 쏟게 해 숨은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들은 그는 ‘요즘 계속 물이 들어오는 것 같다’는 말에 “물이 어디까지 들어올지 모르겠다. 계속 들어올 수 있게 그릇을 계속 넓혀야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제2의 전성기요? 제3의 전성기는 언제 올지 모르겠는데 그냥 계속 전성기였으면 좋겠네요(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