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지난주 감사패를 하나 받았다. 경북매일신문의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을 6년간 역임한 것에 경북매일 대표께서 전달해 주셨다. 감사한 마음이다. 세월이 빨리도 흘렀다. 지난 2013년 위원장을 맡은 이후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간 많은 지역의 유지분들을 위원으로 초빙하여 교류하면서 그들과 지역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눈 것이 큰 보람이고 성과였다. 그동안 신문도 그 내용의 충실도에 있어서나 양적으로 모두 성장하였다.신문칼럼도 그 시절 시작했는데 벌써 300회가 넘었다. 지역신문과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을 같이 하면서 지역신문이 가야 할길을 생각해 보았다. 보통 지방신문이라고도 하는데, 필자는 “지방”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우선 지역신문은 지방신문이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방정부, 지방공무원, 지방대학…. 지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단어이다. 서울이라는 중앙에 대응하는 단어로서의 지방이란 단어는 한국에서 중앙에 대한 대등한 개념이 아닌, 열등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지방대’란 단어다. 정부가 연구비 지원을 할 때는 몇 개의 지방에 있는 우수대학은 지방에 있으면서도 지방대학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교수들이 유학 후 귀국해 국내학회에 참석했을 때 가장 당황하는 것은 지회(支會)라는 단어의 해석이다. 한국에서 지회란 중앙에 대한 지점(branch)의 개념으로 쓰이고 있고, 각 지역이 동등한 자격을 갖는 지역학회(chapter)의 개념은 아니다. 반면 미국은 학회가 결성되면 전 지역을 모두 평등하게 나누어 지회를 설치한다. 각 지회는 동등한 자격을 갖는다.

따라서 지역신문은 이런 관점에서 그저 중앙에 대응한 지방신문이 아닌 지역의 권익과 발전을 도모하면서 전 국토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고, 세계로 뻗어가는 각개약진의 기반이 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포스텍 재임시 고교생 입학설명회에 가면 학부모들의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지방에 위치한 대학의 장·단점이다.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면 한반도는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점에서 점 왼쪽에 있으면 어떻고, 점의 오른쪽에 있으면 어떤가? 우리는 한국의 어느 지역에 위치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지역신문은 지역에 대한 뉴스 동향과 함께 지역과 전국을 잇는 분석적 기사가 많아져야 한다. 또한 포항공항 국제화, 세계적 테크노폴리스 구축, 철강산업의 경쟁력, 같은 글로벌 이슈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져야 할 필요가 없는 나라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가면 거의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 국토에 걸쳐 사람들이 퍼져 살고 있다. 그만큼 좁은 나라다. 좁은 나라의 미래의 번영은 세계화에 있다.

반면 지역의 뉴스나 과제도 잘 챙겨야 한다.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교훈대로 지역신문은 지역의 발전을 통한 전국화, 세계화가 하나의 중요한 미션이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전제하에서 각 지역은 각 지역에 대한 강한 긍지를 가지고 지역별 특성을 강조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문은 지역민들에게 이러한 점을 계도하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자치체가 이러한 역할과 사명을 인식해야 하도록 지역신문이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신문의 역할은 그래서 전국지 보다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지역과 전국, 그리고 세계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뉴스와 화제를 항상 다루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관심을 촉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신문들의 분발과 발전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