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물건을 하나 더 사면 그 상품은 50% 할인해 주는 판매 행위를 ‘로스 리더 마케팅’(loss leader marketing)이라 부른다. ‘로스 리더’란 원가보다 싸게 팔거나 일반 판매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우리 말로는 미끼 상품이라 표현한다. 고객은 미끼 상품을 사러 왔다가 다른 물건도 사고 가기 때문에 매장으로 봐서는 싸게 판다고 해도 손해볼 게 별로 없는 마케팅 전략이다.

경제는 심리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 잘 될거 라고 소문나면 잘 되고 잘 안될 것 같다고 소문이 나면 부진해지는 것이 경제다. 어떤 야채가 “건강에 좋다”고 TV에 소개되고 나면 그 다음날 그 야채는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빚는다. 식품 값이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 가수요가 발생하는 것 역시 소비자의 심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TV에 등장하는 간접 광고도 소비자의 심리적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효과를 노린 기획 광고물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에서 주가가 연속 상승하는 현상은 결국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는 심리가 작용한 때문이다.

특히 심리적 경제 현상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잘 두드러진다. 정부가 무조건 규제를 하고 억누른다 해서 폭등하는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일시적 하락은 있으나 규제에 의한 가격 하락은 언제나 반등의 기회를 노린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개입이 아니라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한 방어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전쟁에서도 심리전은 매우 중요하다.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전략으로 고도의 심리전술이 많이 활용된다. 한나라 유방이 칼 한번 쓰지 않고, 화살 한번 쏘지 않고 적장 항우를 굴복시킨 것이 바로 심리전 때문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최근 한국의 기업경기와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고 한다. 우리경제를 불안해하고 비관적으로 보는 국민도 부쩍 많아졌다. 잘 될거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려면 정부가 희망적 메시지를 많이 주어야 한다.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