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근 서울대 교수
“지진위험관리 새로운 체계 필요”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11.15 포항지진’에 관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을 이끈 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지난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과학정책 포럼’(Science Policy Forum)을 발표했다. 과학정책 포럼은 기고문의 한 종류로 논문처럼 전문가 3명에게 데이터와 메시지 검토를 받는 과정이다.

‘유체주입으로 유발되는 지진 위험관리’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논문에는 포항지진의 성격, 의미, 교훈과 앞으로 지하에 유체주입으로 인한 지진 위험관리에 대한 내용으로 돼 있다. 지난해 4월 25일 ‘포항지진의 유발지진 가능성’에 대한 첫 논문이 게재된 후 1년 정도 지나 관련 논문이 다시 게재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14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인재’(人災)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인근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땅속으로 수차례 주입했고, 이 영향으로 단층이 어긋나며 강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포항지진의 원인을 분석하며 지하 물 주입 시 쓰는 지진 위험관리 체계가 적합하지 않음을 알았다”며 “이에 대한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이번 논문 발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지진 규모가 주입하는 물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고 알려졌는데, 이런 이론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포항지진의 사례처럼 지하 응력과 단층의 상태에 따라 지진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물 주입을 중단해도 영향이 남는다는 것도 확실해졌다. 현재 각국은 물 주입을 할 때 발생하는 지진 규모에 따라 주입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쓰는데, 보다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이런 위험관리 체계를 보완해야 함을 의미한 것이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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