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 라

데린쿠유, 카파도키아의

슬픈 구멍 속으로

멀고 먼 시간 물어물어 내려갔더니

이백오십 년 동안의 묵언(默言)이

시간의 탯줄이어서

구멍 속의 작은 구멍들

뻥 뚫린, 눈의 흔적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멀리서 보니 뽀얀 눈물이고

더 멀리서 보니 아예 해탈인

봉긋한 무덤 속

한 자루 자궁이었다

시인이 말하는 오래된 미래는 무엇일까. 과거와 현재, 끝없이 반복된 시간의 존립과 파괴를 염두에 둔 의미깊은 개념이다. 시인은 무한하게 이어지는 시간이 세상과 인간을 지배하고 있음을 말하며 그런 시간이 진열되어 있는 박물관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