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청원 운동 원형 의의
2023년 목표로 가치 알리기 착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된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안동시 제공
[안동] 안동시가 세계기록유산의 중심 도시로 부상할 전망이다.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된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2023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목표로 그 내용과 가치 알리기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만인소’는 조선 시대 1만여 명의 재야 유교 지식인이 연명해 왕에게 올린 청원서다. 연명 과정에 공론을 모으고 참여 의사를 확인해 이를 청원서로 만드는 대규모 운동이다.

1792년(정조 16년) 영남을 중심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 신원 요구를 시작으로 1800년 이후에는 각각 다른 사안으로 여섯 번 더 청원했다.

이 가운데 원본이 남은 것은 1855년(철종 6년)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고종 21년) 복제개혁(服制改革)에 반대하는 만인소다.

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투표권을 얻는 계기가 된 1893년 뉴질랜드의 여성 참정권 탄원서(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와 만인소(2018년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를 비교해 19세기 청원운동의 의의와 민주주의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는 만인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경북 북부 유교 문화권 중심지로 수많은 기록유산을 보유한 것을 바탕으로 2015년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16년 ‘한국의 편액’, 2018년에는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각각 등재됐다.

시는 만인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과 함께 ‘한국의 편액’, ‘내방가사’ 등도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으로 올릴 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국학진흥원이 소장한 기록유산 52만점 가운데 앞으로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있는 것을 찾아낼 계획이다.

조형도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전통문화 핵심인 기록유산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세계가 공유해 선현들의 뛰어난 기록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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