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있다.

미국 방송들은 60년대 영국의 비틀즈가 미국에 상륙해서 당시 젊은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 방송하고 심지어 비틀즈 복장을 입혀 방송에 출연 시키기도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뉴욕을 상징하는 건물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이 그룹의 방문을 기념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이 그룹이 한국이 배출한 방탄소년단(BTS)이다.

이날 BTS는 미국 최대 라디오 방송사인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라디오 라이브 쇼 출연에 앞서 인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찾았는데, 이에 빌딩 측은 이날 이 라디오 방송이 전파를 탄 오후 7시를 시작으로 이후 매시 정각부터 5분 동안 상층부 LED 조명을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바꿨다. BTS는 최근 총 6회의 미국 공연에서 32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대성공을 거두고 남미 투어에 들어갔다고 한다. 남미 투어도 미국투어처럼 인터넷 판매 수 분만에 매진되었다는 소문이다. BTS는 빌보드 차트 1위를 세 번이나 했다. 한국 최초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런 돌풍을 일으킨 한국의 음악은 7년 전인 2012년에도 있었다. 가수 싸이의‘강남스타일’이 그것이다.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과 많은 나라의 도시들이 강남스타일 플래쉬몹(Fresh Mob·길거리 댄스)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당시 필자가 감독하여 만든 ‘포스텍 강남스타일’은 현재 유튜브 조회 수 30만을 넘었다.

싸이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면서도 한국말로 ‘강남스타일’을 노래하면서 전 세계 투어를 하고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장악했다. 빌보드 차트 2위까지 갔다. 한국 대학 공연으로 귀국만 하지 않았다면 1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세계적으로 휩쓴 음악은 과거에도 있었다. 60년대 영국의 비틀즈와 70년대 필리핀가수 프레디 아길라가 불러 세계를 휩쓴 ‘아낙(Anak)’이란 노래, 그리고 80년대 스페인 그룹 로스델리오의‘마카레나’가 그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아낙이나 마카레나는 리듬이 단조로와 싸이의‘강남스타일’보다 못하고 춤의 다양성에서 뒤진다.

그리고 현재 BTS의 열풍은 비틀즈에 필적한다. 추세를 좀더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는 비틀즈를 능가할 수도 있는 추세이다.

싸이와 BTS를 보면서 진정한 한국의 한국만의 국제화, 세계화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 세계화란 결코 국수주의가 아닌, 세계로 나아가 그들의 정서와 호흡을 같이하고 어울리는 것 아닐까? 세계의 모든 국가, 국민들과 함께 어울리면서도 한국을 알리고, 세계인들과 함께하면서 그들로부터 인정받을 때 그것이 진정 국제화, 세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외국어로 상품을 설명하면서 한국 상품을 파는 세일즈맨들. 한국 문학을 알리기 위해 우리 문학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작가들. 외국에서 제품 생산기지를 지키고 각종 건설을 하고 있는 기업인과 근로자들. 해외대학에서 강의하면서 각종 학회에서 발표하는 한국 학자들, 외국에서 한국어·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문화원들은 모두 한국의 세계화의 첨병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LPGA를 호령하는 한국 여자 골퍼들이나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 축구의 손흥민 선수 등은 세계에 한국을 알렸다.

이제 우리 문화, 체육, 과학, 기술 모든 분야에서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세계화에 부응하는 국민적 정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인프라도 필요하다.

싸이와 BTS가 펼쳐놓은 세계와 어울리는 장에 힘을 모을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