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논란 이후
여성경찰관 무용론 확대에
“성폭력·가정폭력 등에는
여경 역할 반드시 필요해”
근본적 문제는 ‘공권력 추락’
일선 경찰관들, 현실 지적

이른바 ‘대림동 여경’ 논란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들이 여성 경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여성경찰에 대한 무용론이 번지고 있는 상황을 접한 경찰관들은 실제 범죄를 맞닥뜨리는 여성경찰은 보여지는 모습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21일 포항북부경찰서 한 경찰은 “여경 무용론의 핵심은 여경이 남경보다 힘이 약하므로 치안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인데, 경찰업무는 주취자 제압이나 범인검거 등 몸을 쓰는 일 말고도 무궁무진하다”면서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힘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여경 무용론까지 가는 것은 옳지 않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등에는 여성 경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신규 임용된 경찰관은 총 144명으로 이중 여경은 59명이다. 지난 2016년에는 신규임용자 124명 중 31명, 2017년에는 263명 중 52명으로 여경의 비율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기준 경북지역에는 모두 6천556명의 경찰관이 있고, 이중 여성경찰은 총 732명이다. 이 중 약 30%는 범죄현장과 가장 맞닿아 있는 파출소에서 근무한다.

최일선에 많은 여경들이 배치되면서 일각에서는 ‘제2의 대림동 여경’ 사건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여경만의 문제라기보다 공권력의 추락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게 경찰관들의 시각이다.

지난 3년간 파출소에서 근무해온 한 여경은 “주취자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테이저건을 쏘거나 호신술로 제압하다 주취자에게 부상을 입히면 과잉 진압 문제가 나올까 봐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며 “오히려 현장에서 여경을 지원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성별에 따라서 남녀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여성경찰이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경의 진압에 대해 비판하는 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여경은 사건을 현명하게 잘 대처 했다”며 “본질은 주취자가 경찰관에게 뺨을 때렸고, 공권력 약화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꼭 여경의 수가 증가하는 이유뿐만이 아니라도 경찰관이 현실성있게 장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 제도의 개선도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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