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다발지역서 멀어진 파출소… 주민 “치안 고려 안해” 지적
경찰 “지도상 중심, 출동시간 단축될 것… 지연시 타 파출소 지원도”

경찰이 사건·사고 다발구역 한가운데 있던 파출소를 단순 원룸촌 안으로 옮기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치안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21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장성동 일대를 관할구역으로 하는 장성파출소가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다. 이전 위치는 포항시 북구 장성동 1552-12번지다. 현재 부지 선정이 완료됐으며, 예산확보 등을 통해 오는 2020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파출소 이전으로 경찰은 사건·사고에 대해 보다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 소식이 알려지자 장성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변 치안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파출소가 사건·사고 다발지역에서 멀어지게 되기 때문.

장성동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5천여 건의 사건 중 대부분은 현 장성파출소 인근인 장성종합시장 주변 주택가와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 장성파출소는 관할구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신속히 반응할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에 있다. 파출소가 옮겨지면서 범죄 발생과 관련해 이전과 같은 발 빠른 대처나 범죄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인근 주민들은 우려했다.

또한, 신축 이전하는 장성파출소와 불과 3∼5분 거리에는 양덕파출소가 이미 들어서 있다. 또 오는 2021년 하반기에 포항북부경찰서 본서도 양덕동으로 이전한다. 이미 행정구역상 장성동과 양덕동이 장량동으로 묶여 있는 만큼 장성동의 치안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성파출소의 신축 이전보다는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창포·두호·우현동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파출소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모(45·여·창포동)씨는 “이미 창포동과 두호동은 창포메트로시티와 SK뷰 푸르지오 등 대단위아파트가 들어서거나 들어서 있는데, 근방에 파출소가 하나도 없으니 걱정이 많다”며 “주거단지가 계속해서 들어서는 창포동과 두호동, 우현동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파출소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신속출동이 되지 않을 경우, 가장 가까운 학산파출소와 덕산파출소에서 지원하면 된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해명을 했다.

포항의 대표 관광지인 영일대해수욕장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학산파출소는 매년 1만건 이상의 사건이 발생하는 등 도내에서 사건·사고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지원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덕산파출소 역시 포항에서 교통혼잡이 가장 심한 우현사거리와 창포사거리를 통과해야만 하는 조건이 붙는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현 장성파출소의 부지는 도시개발사업 중이어서 신축과 증축을 할 수 없어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게 됐다”면서 “112상황실에서 범죄 발생상황에 맞춰 출동 지령을 주기 때문에 범죄 컨트롤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전하게 되는 부지는 지도상으로 장성동의 중심에 있어 전체적인 출동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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