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본격적인 서식지 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매년 이맘때면 들려오는 소식이지만 들을 때마다 생경하고 반갑다. 아직도 도심의 한가운데서 두꺼비의 이동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심적으로도 위안이 된다. 대구 수성구청은 비가 내린 지난 18일부터 새끼 두꺼비의 이동이 관찰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10여 일에 걸쳐 비 오는 날이나 습한 환경을 통해 수만 마리 새끼가 새 서식지인 인근 욱수골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성구 망월지는 2007년부터 시민환경단체와 종교단체·관 등이 합동으로 협력하여 새끼 두꺼비의 서식지 이동에 따른 생태계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도 새끼 두꺼비 수천 마리의 경이로운 이동을 우리는 관찰할 수가 있다. 2007년 봄이다. 언론을 통해 들려온 수성구 망월지 두꺼비 떼 이동 소식은 대구시민들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욱수골 속 저수지에 무려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새끼들이 태어난다는 사실에 생명의 신비로움을 새롭게 발견한 듯 시민 모두가 도심 속 두꺼비 산란 소식에 귀를 쫑긋했다.

그러나 다음해 이곳은 원인 모를 이유로 두꺼비 새끼 개체수가 확 줄면서 한 달 겨우 2천∼3천 마리 정도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을뿐 더 이 상의 행렬은 없었다. 환경단체 등이 주변 환경정비 등 보존에 나섰으나 그 많던 두꺼비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고 한다. 민관의 노력으로 없어질 뻔했던 망월지가 보존되고 그나마 지금처럼 두꺼비 새끼의 대이동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 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두꺼비는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오가는 야생동물로서 생태계의 건전성을 알려주는 환경지표라고 한다. 두꺼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산지에서 보내지만 산란을 위해 매년 수생태계를 찾는다. 따라서 산란지 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같은 산란지에서만 산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수성구청과 환경단체 및 종교단체 등에서 지금의 두꺼비 생태계 보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나 생태공원 조성을 통한 한 차원 높은 보존책을 마련하면 좋겠다. 영구적 생태보존의 의미도 있으며 두꺼비 생태계를 시민들이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망월지보다 산란규모가 훨씬 작은 청주의 원흥이 방죽은 시민들의 생태계 보존 요구에 따라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두꺼비 서식처가 발견되고 이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태공원 및 생태문화관까지 건립된 사례다.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자연 생태에 대한 산교육장으로서 관광문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 망월지를 중심으로 한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시도해 봄직한 일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