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와 홍콩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램(노면 전차)이 우리나라에서도 곧 선보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의 용역을 받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저상트램 연구개발 과제 공모에서 부산광역시의 ‘오륙도선’이 선정돼 우리나라 1호 트램은 이르면 2021년부터 부산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갈 것 같다는 소식이다.

원래 전기트램의 발명은 독일 지멘스가 먼저 했으나 보급되는 실용화 단계는 미국에서 완성된다. 기존의 기차보다는 압도적으로 싼 시설비와 높은 수송능력 덕분에 트램은 불과 10년 사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된다. 1920년 기동성이 뛰어난 버스가 보급되면서 전기트램도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트램을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899년 서울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에 트램이 처음 개통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차량이 급격히 늘어나던 1968년을 기점으로 트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트램은 전기를 사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오염배출이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 때문에 최근 또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또 지하철이나 경전철보다 공사비가 월등하게 저렴하고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용이 용이한 점도 트램 부활의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에도 부산에 이어 울산, 대구, 인천, 대전 등 전국의 16개 지자체가 트램 도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2층 구조의 홍콩 트램이 도시의 상징성을 나타내듯 트램을 도시의 이미지로 각색하려는 도시들의 움직임도 노골화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도 “트램, 새 교통수단으로서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트램 도입 여부를 묻는 정책포럼이 열렸다. 트램 설치는 원래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 중 하나여서 대구에서의 트램 설치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 하겠다. 대구시는 동대구 역세권과 서대구 역세권을 잇는 도심 순환선과 달성선 등 몇 가지 노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시의 신교통 수단인 트램에 대한 논의는 지금부터 본격화 될 것같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