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흔적, 토흔(土痕)의 정수를 만나다
흙의 흔적, 토흔(土痕)의 정수를 만나다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9.05.20 20:15
  • 게재일 2019.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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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이종능 도작 35주년 기념전’
‘빛은 동방에서’주제 달항아리 연작 도자기 벽화 등 100여 점 전시
21일~6월10일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 건명홀

이종능 작가
이종능 작가

한국 대표 도예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지산 이종능(61) 작가.

경주 출신의 이 작가는 한국 도예의 새로운 지평을 연 도예가로 명성이 높다.

한국 도예가로서 드물게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특히 독창적인 작품 세계 ‘토흔(土痕)’으로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등 일찌감치 국제적인 활동에 활발했다.

‘토흔’은 지난 30년간 흙과 불의 본질에 무게를 둔 연구를 통해 유약의 색에 의존해온 정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흙 고유의 질감과 색을 1천300도 불 속에서 찾아내 표현한다.

‘흙의 흔적’이라는 의미의 ‘토흔’은 도자기에 흙의 색과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점이 특징이다. 비대칭의 소박미를 추구하는 토흔은 흙의 흔적, 세월의 느낌, 간절한 기도로 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모든 흙은 고열(1250도 이상)에서 원래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유약의 색에 의존하지만 토흔은 태초의 그 색을 불 속에서 그대로 간직하면서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도예세계다. 작가는 토흔을 탄생시키기 전까지 전국 가마터와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을 돌아다니며 독자적인 기법을 터득했다.

‘지산 이종능 도작 35주년 기념전’이 21일∼6월10일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 건명홀에서 열린다.

작가의 도예 인생 3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빛은 동방에서’란 제목으로 토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과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선보였던 우아하면서도 포용력이 큰 백색의 달항아리 계보를 잇는 달 항아리 연작과 도자기 벽화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인간 본연의 내면을 기하학적 추상문양과 현대적 색감으로 표현한 ‘꿈’ 시리즈가 주목되며, 지난 2007년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선보였던 달 항아리 연작을 비롯해 회화의 영역을 개척한 도자기 벽화, 꽃병과 찻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종능 작가는 한국 도자가 부족함이 만들어낸 절제미, 단순한 소박미, 그리고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아름다운 선만 살려내는 꾸밈없는 자세에서 우러나온 미를 품고 있다는 작품관을 지녔다.

1995년 첫 개인전을 필두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돼 도예 초대전을 연 것을 비롯해 영국 대영 박물관의 ‘달 항아리’ 특별전 등 러시아, 중국, 영국,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종능 작가의 달항아리 ‘충만’
이종능 작가의 달항아리 ‘충만’

그는 또한 2002년 KBS·NHK 합작 월드컵 홍보다큐 ‘동쪽으로의 출발’에서 한국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한일 문화교류에 이바지했다.

2004년에는 KBS 세계 도자기 다큐 6부작 ‘도자기’를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그가 직접 설계한 가마를 통해 풀어내어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2004년에는 세계 각국의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 23인(블룸버거통신, AIG, 3M회장 등)의 부부찻그릇을 제작하고, 2007년 대영박물관에서 백자 달항아리 특별전을, 2013~2014년 미국 L.A와 뉴욕 전시회, 2015년 워싱턴 D.C 초대전을 통해 우리 도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알렸다.

전 세계를 돌며 경제력 관점뿐만 아니라 예술문화의 향훈에 심취한 그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도자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이종능 작가는 뉴욕, 워싱턴, 런던, 도쿄, 오사카 등 세계 각국에서 도예전을 개최해 각국 최고의 큐레이터와 예술가, 유력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독창적인 작품세계와 한국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려왔다.

이종능作 ‘영원한 삶’
이종능作 ‘영원한 삶’

그는 ‘어떤 계파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는 창작 욕구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도예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도자기 문화를 공부한 이후 일본, 대만, 중국, 태국, 몽고는 물론 실크로드까지 답사하며 북방문화와 남방문화의 흐름을 3년 동안 몸소 체험하면서 열정적인 연구를 거듭했다.

일본에서 도자기 수업 중 뜻밖의 사고로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한 마디를 잃었지만, 이종능 작가는 더 부단한 열정과 더 뜨거운 노력으로 손가락 절단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의 도예세계를 만들게 됐다.

그의 작품은 현재 피츠버그 국립 민속 박물관, 중국 향주 국립다엽박물관, 일본 오사카 역사박물관 등지에 소장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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