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SK텔레콤오픈 대역전패 딛고 올해 대회서 생애 첫 우승 기쁨

함정우가 1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함정우(24)는 신인이던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했다.

첫 우승의 꿈에 부풀었던 그는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치며 무너졌다. 우승은 커녕 톱10 입상도 무산돼 공동15위로 밀렸다.

시즌 동안 톱10에 세번 들어 상금랭킹 31위(1억2천400만원)에 올라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일찌감치 찾아온 생애 첫 우승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아픔은 컸다.

1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최종라운드에서 함정우는 1년 전처럼 공동선두로 경기에 나섰다.

함정우가 입은 셔츠에는 ‘77’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지난해 함정우가 최종 라운드에서 적어낸 타수가 77타였다.

의류 후원사 까스텔바쟉 관계자는 “작년 함정우 스코어와 상관없는 브랜드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함정우는 “77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작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후원사가 보내온 경기복 가운데 일부러 이 ‘77’ 숫자가 새겨진 빨간 셔츠를 골랐다.

빨간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고 최종일 경기를 치른 함정우는 “타이거 우즈를 좋아한다. 우즈처럼 빨간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은 건 의도한 건 아니었다”면서 “주최사 SK텔레콤 상징색이 빨간색이라서 빨간 셔츠를 선택했고 바지는 검은색 하나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내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반드시 살리겠다는 각오가 통했는지 함정우는 이날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2015년 신인왕 이수민(25)과 공동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함정우는 10번홀을 마칠 때까지 1타도 줄이지 못해 10명의 넘는 선수가 3타차 이내에 몰린 우승 경쟁에서좀체 치고 나가지 못했다.

11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선 함정우는 13번홀(파4)에서 120m를 남기고 피칭웨지로 친 두번째 샷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이글이 되면서 3타차 단독 선두로 내달렸다.

함정우는 “5번홀까지 버디 2개를 잡아 상승세를 탔는데 이후 보기 2개가 나오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이었는데 11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다시 돌렸다”면서 “샷 이글 땐 소름이 돋았다. 잘하면 우승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려 1타를 잃었지만 하늘코스에서 난도가 가장 높은 17번홀(파4)을 파로 넘긴 뒤 18번홀(파5)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파를 지켜 2타차 우승을 확정했다.

투어 2년 차에 생애 첫 우승을 따낸 함정우는 우승 상금 2억5천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2억7천16만원)로 올라섰으며 특히 2023년까지 4년짜리 투어 카드를 보장받는 기쁨을 누렸다.

함정우는 “우승 상금으로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첫 우승을 했으니 2승을 하고 싶다. 평균타수 1위, 대상 등 개인 타이틀도 욕심난다”고 말했다.

이수민과 정지호(35)가 2타차 공동2위(11언더파 273타)를 차지했다.

선두에 8타차 공동21위로 2라운드를 마쳤던 정지호는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 마지막날 3언더파 68타를 치는 등 이틀 동안 7타를 줄였다.

이수민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에 그쳐 4년 만에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다음 기회로 미뤘다.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재미교포 김찬(29)은 이날 2타를 더 잃어 공동8위(8언더파 276타)로 밀렸다.

생일을 맞은 최경주(49)는 이븐파 71타로 적어내 공동28위(2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