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미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실장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실장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위기’와 ‘기회’는 다른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것이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번영기를 이끌었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밀은 다가올 시간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다”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유비무한을 이야기한 많은 리더들도 준비를 강조했으며, 특히 미국 여성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는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다”라고 말하여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처럼 현재 삶이 고단하고 주변 환경이 척박할지라도 스스로의 실력을 착실히 쌓으면서 미래를 준비하면 좋은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역여성정책은 변화에 무엇을 준비하고 고민해야 하는가? 그동안 지역의 여성정책은 중앙의 여성정책 지침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책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여성들의 사회·경제·문화·생활 욕구를 반영한 풀뿌리 지역생활 밀착형 여성정책을 성실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각종 성차별적 관행, 가사 및 육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성별 직종분리, 그리고 성별 임금격차, 고위·관리직에의 여성진출 미약 등 경제활동의 질적인 측면에서 많은 취약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성정책은 여성 복지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다가 1980년대 들어 국제 사회의 압력을 받아 형성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여성정책 형성 이후 사회적 구조적 변화에 따라 여성의 역할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점검과 준비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가족구조의 다양화이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이혼율이 증가하며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다문화 가족도 증가되었다. 여성의 고령화 현상에 따른 여성노인의 사회적 소외문제도 커지고 있으며,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개념 형성과 가족 간의 새로운 역할 정립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여성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세계화에 따른 여성참여 확대이다. 남녀평등 사상을 보편화함으로써 양성평등이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사회변화와 문화의 다양성, 더불어 전반적인 사회 민주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커져서 보다 더 평등 의식이 확산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여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변화에 대응하는 여성정책 수립이 꼭 필요하다. 셋째, 제4차산업혁명시대, 여성의 역할 증대이다. 점차 남녀 간에 노동의 질적 차이가 줄어들고, 서비스 경제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 원리가 요구됨으로써 섬세한 지도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환경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여성능력 향상과 인력 활용에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현재까지도 많은 정책들은 여전히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전제하거나, 전통적 역할에서 나오는 욕구에 과도하게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더 나아가 여성과 직접 관련된 법안, 가족 및 아동과 관련한 의제들은 성인지적인 접근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비율 역시 증가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성화와 사회참여의 기회가 없이는 국가는 물론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본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남녀가 공동으로 사회발전에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 지역사회 저변의 뿌리 깊은 성별 간 차별의식과 관행을 개선하고, 성불평등과 평등전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공될 것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기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