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기러기
나무기러기
  • 등록일 2019.05.15 20:23
  • 게재일 2019.0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인 수

피리 소리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늦가을 꽃잎 되어 날고 싶었지

섣달 스무여드레 달을

끌어당기며 훨훨 도솔천 날고 싶었지



불꽃 일 듯 깨어나는 상념의 끝

별빛 따라나서면

자꾸만 헛디디는 나무 꼭대기 위의 길

은빛 날개 아프게 꿈꾸며

잠을 떠메고 떠돌고 있는 저 기다림



고샅길 너머 솟대들은 저마다

어둠을 깊이 물고 날아오른다

또 날아오르는 꿈속의

저 나무기러기들

고샅길 솟대 끝의 나무기러기들은 묶여 있지만 끝없이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는 시인의 인식을 읽는다. 늦가을 꽃잎이 되어, 피리소리처럼 도솔천을 훨훨 날고 싶은 것이다. 시인은 나무기러기의 열망을 얘기하면서 자신의 욕망의 한 자락을 펴보이고 있다. 현실의 굴레와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꿈의 세계로, 아니 꿈의 세계 저편의 세계로의 비상을 염원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