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아파트 ‘시공사 선정 무효’ 판결 뒤집혀
포항 아파트 ‘시공사 선정 무효’ 판결 뒤집혀
  • 안찬규기자
  • 등록일 2019.05.14 20:37
  • 게재일 2019.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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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의결정족수 미달 사유 들어
조합원이 소송 제기 1심선 승소
조합측 항소 2심은 다르게 판단
특별 다수 동의 필요 없다 해석
공사 중단 등 최악 파행은 면해

포항 두호주공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공사중단 사태를 모면했다.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조합과 조합원 간 소송의 항소심에서 시공사선정을 무효로 판단했던 1심 판결이 뒤집혔기 때문이다.

대구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박연욱)는 최근 조합원 A씨가 주장한 조합원총회 무효를 인용해 ‘시공사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 등이 무효라고 선고한 1심 판결의 취소를 선고했다. ‘시공사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과 ‘공사도급계약서 변경 및 본계약 체결’의 무효판결이 유지될 경우 공사중단 등의 최악의 사태가 불가피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조합과 시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어 공사중단이란 최악의 파행을 비켜가게 됐다.

A씨는 사업시행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해 시공사를 선정한 지난 2015년 4월 11일 열린 조합총회를 비롯해 공사도급 본계약을 체결한 2016년 7월 26일 총회가 특별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5월 말 1심을 맡았던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2민사부는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이나 사업시행방식 변경은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각각 427명과 401명이 결의에 찬성한 두 총회는 특별의결정족수가 미달돼 문제가 있다고 봤다. 1심 재판부의 해석대로라면 두호주공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은 661명으로, 437명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조합 측은 도급제로 변경한 총회에 앞서 지난 2008년 새로운 사업계획으로 변경한다는 데 조합원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조합원 3분의 2가 아닌 일반정족수인 331명 이상만 참석했으면 됐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당시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이 재건축사업의 비용부담주체 등을 정하는 사업시행방식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고, 사업시행방식을 도급제로 변경하는 결의를 추인하는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조합측이 즉각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조합 측이 항변했던 2008년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효력을 1심 재판부와 달리 해석했다. 총회 결의에 준하는 조합원들의 총의로 이 사건 재건축사업을 도급제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한 이상 특별 다수의 동의 요건인 조합원 총수의 3분의 2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이 부분이 1심 재판부와 다른 판결이 나온 이유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합은 412명의 동의를 받아 2007년 5월 20일 포항시장으로부터 조합설립변경 인가를 받았고, 2008년 6월 14일 정기총회에서 수립한 사업시행변경 중 자금계획 등을 종합하면 재건축사업을 도급제 방식으로 시행하기로 한 특별 다수에 의한 총회 결의에 준하는 조합원들의 총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사선정결의의 경우 피고 건설회사들을 시공사로 선정한 것에 불과하고, 조합의 비용부담이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에 관한 사항을 정하거나 변경한 것이 아니므로, 특별 다수의 동의 요건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전체 조합원 661명의 과반수인 457명의 직접참석자를 포함한 459명이 출석해 출석과반수인 427명의 찬성으로 시공사를 선정했으므로 적법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계약체결 결의도 마찬가지로 전체 조합원 658명 중 497명이 참석했고, 그 중 401명의 찬성으로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가 충족돼 적법하다고 봤다.

A씨 측이 주장한 시공사 불법 수의계약도 미응찰 등의 이유로 3회 이상 유찰된 후 수의계약을 진행했으므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결니 나왔다. 조합이 시공사전정을 앞두고 금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총회참석 독려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조합측 변호사는 “1심 판결이 유지됐으면 조합과 조합원들은 물론 시공사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면서 “조합과 시공사는 남은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호주공 재건축은 SK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구 두호동 일원에 아파트 16개 동 총 1천321세대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행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이 불거졌다. 현재 시공사 선정 무효소송과 ‘공사도급계약서 변경 및 본계약 체결’ 무효 소송 등을 비롯한 각종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 80%를 넘어선 두호주공 재건축은 내홍과 함께 11·15 포항지진,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을 면치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양가 2억6천600만원인 전용 74.99㎡형은 180가구 중 84가구가 아직 분양되지 않았다.

분양가 2억9천900만원인 전용 84.99㎡형은 477가구 중 187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일반분양한 총 657가구 중 41.2%인 271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두호주공 재건축의 한 조합원은 “조합과 일부 조합원의 갈등으로 애꿎은 조합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판결 이후 남은 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돼 하루빨리 새 보금자리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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