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도, 관광객도, 실속도 없었다
7천만원 비용 들여 기획했지만
방문객 발길 거의 없어
“무슨 행사인지 알 수도 없고
세금만 낭비” 비난 목소리

11일 오후 왕재 산촌생태체험 행사장에 방문객이 없어 부스가 텅 비어 있다. /심한식기자

지역 관광명소화를 통한 관광객을 유치해 주민 소득을 증대하는 등 지역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일선자치단체의 마을축제가 소모성 동네잔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경제활성화 취지보다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축제 취소 등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산시 부일영농조합법인(추진위원장 신미향)이 주최·주관한 왕재 산촌생태체험 행사가 지난 11, 12일 이틀간 용성면 부일리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 축제는 산촌마을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관광명소로 거듭나고자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발로 뛰었다는 주최측의 자평 이면엔 주민들이 마지못해 참여한 알맹이 없는 썰렁한 행사였다는 혹평을 받았다.

11일 개막식에는 다수 사람이 있었으나 이들이 빠져나가고 나서는 행사를 위해 마련된 부스에는 지키는 사람도, 관심을 둔 관광객도 없었다. 12일 행사장 분위기도 거의 비슷했다. 부일리 왕재 산촌생태체험행사는 시작부터 부실했다. 부일영농조합법인은 지난 3월에 기존법인의 강화를 위한 움직임과 함께 산촌생태체험행사를 계획했고 이번 행사비용의 대부분을 외부로 유출하도록 짜여졌다. 조합이 제출한 집행계획에 따르면 행사비는 도비 2천만원과 시비 4천600만원, 자부담 400만원 등 7천만원이다. 이 가운데 무대조성 등 행사장 조성비 2천285만원, 홈페이지 제작 400만원 등 자료 1건도 내지 않은 홍보(?)비로 1천360만원, 사회자 비용 160만원, 운영비 300만원 등 4천105만원(59%)이 외부에 집행됐다. 반면 산나물 체험장 임대 100만원과 운영경비 728만원, 산나물 경품 155만원, 요리대회 재료비 160만원, 요리교실 운영비 200만원, 숲 체험 해설사 100만원, 비빔밥 재료비 250만원 등 1천693만원(24%)만 지역 소득과 관련성이 있다.

지역의 소득증대에 앞장서고 알리고자 기획된 왕재 산촌생태체험행사가 외지인의 배만 불러준 꼴이 되었다는 불평이 주민들 사이에 터져나오고 있다.

왕재 산촌생태체험행사장을 찾았던 A(52)씨는 “7천만원이 투자된 행사장에 찬바람만 불어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무엇을 위한 행사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시민이 낸 세금을 아까워하는 기본 상식이라도 통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심한식기자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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