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오랫동안 사업이 보류돼 왔던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문제가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다시 논의된다고 한다. 환경과 관광 활성화라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대구시민원탁회의까지 올라오면서 이 사업의 추이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는 침체일로에 있는 팔공산 관광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된 사업이다. 대구시는 2017년 1월 국내 최장 구름다리를 팔공산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는 사업으로 판단했다. 기본설계 당시 개장 이후 5년 동안 1천710억 원의 생산파급 효과, 337억 원의 소득파급 효과, 4천272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구름다리는 국비와 시비 등 사업비 140억 원을 들여 팔공산 케이블 정상에서 동봉 방향 낙타봉까지 폭 2m, 길이 320m의 현수교를 설치해 체험형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등산하기 어려운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팔공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부차적 효과도 많다는 것이 대구시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환경파괴를 우려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만만찮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팔공산 막개발 저지대책위원회’는 “수백m의 인공 구조물이 설치되면 환경 파괴는 물론 경관도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며 “예산 낭비가 수반되는 구름다리의 건설을 전면 폐기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환경 훼손은 제한적이라는 결과까지 발표했으나 좀처럼 비판 여론이 숙지지 않아 실시설계 중단이라는 긴급한 조치에 들어 간 것이다.

이번에 이 문제가 대구시민원탁회의 의제로 올라온 것은 바람직하다. 여론 수렴이라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이해 폭을 넓힘과 동시에 문제점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원탁회의를 통해 보존과 개발에 대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민관 협력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노력할 뜻임을 밝혔다.

팔공산은 역사 이래로 대구경북권을 대표하는 산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산이다. 이미 상당 부분에서 난개발이 진행돼 본래의 모습을 해치고 팔공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 벌어져 안타까움이 크다. 이런 측면에서 팔공산 개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은 절대 필요하다. 그래서 팔공산의 자연보존과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쉽지가 않은 것이다. 대구시는 이번 시민원탁회의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경청하고 그 내용을 사업적 평가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우리가 간과해서 될 일은 결코 아니다. 지역민에게 가장 친근한 팔공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서로가 머리를 맞댄다면 자연보존과 관광 활성화라는 ‘윈윈’의 길이 분명히 열릴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