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경북도청본사 본부장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본부장

국내 원전의 집적지로 그동안 갖은 고생을 하며 우리나라 전력의 절반을 담당해 온 경북도가 요즘 마음이 편치않다.

그동안 경북도는 국내원전의 절반이 밀집된 만큼 경북을 원전클러스터로 만들어 미래 먹거리산업은 물론 세계로의 수출 등 원전관련 산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고, 이러한 프로젝트는 순조로웠다. 하지만 2년전 현 정부가 집권하면서 탈원전 정책으로 기조가 바뀌며 이러한 계획이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우선 그동안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원전안전해체연구센터도 경수로해체와 중수로 해체로 분리되면서 부산울산이 경수로, 경주는 중수로 해체 등 반토막이 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그리고 울진과 영덕에 예정된 신한울 3·4호기와 천지원전도 중단됐다. 과거정부가 충분한 논의후 미래프로젝트로 계획한 사업을 새 정부가 하루아침에 뒤집은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한 보도에 의하면, 건설 중단에 따른 고용감소 등 직간접 피해는 9조원에 이르고, 대학과 대학원의 핵공학 전공 인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원전산업을 떠받쳐온 부품업체의 휴폐업이 느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탈원전에 따른 산림파괴도 심각하다. 지난 3년 동안 태양광 발전을 위해 훼손된 산림 면적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6천개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정부가 현재 7.6%(2017년 기준)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0%에서 최대 35%까지 높인다는 방침이어서 산림훼손은 갈수록 급증할 전망이다.

이렇듯 탈원전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데도 정부는 ‘마이동풍’이니 답답함을 넘어 분노까지 치민다.

탈원전정책을 고수하려면 과거정부때 계획한 것은 그대로 두고 신정부들어서 새롭게 추진 안하면 되지 않는가. 굳이 과거정부의 정책을 뒤업으면서까지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답답할 뿐이다.

현 정부의 임기는 불과 5년이다. 만약 차기 다시 정권을 이어받더라도 10년에 불과하다. 이미 2년이 지난만큼 새롭게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원전회귀로 복귀되면 그 원망을 어떻게 다 감당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5년 단임에 불과한 정권이 국가백년대계인 원전산업을 무모하게 붕괴시키는 것은 국가적 자해행위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가 진행되면서, 최근 경북 울진과 경남 창원이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새로운 변화도 일고 있다. 울진과 창원시 원전관련 단체들은 간담회를 갖고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울진·창원공동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양 지자체의 결속은 위기감의 발로로 또다른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경북도는 원전과 관련, 현정부의 정책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원해연을 완전체로 유치하지는 못했지만 반쪽이라도 유치한 만큼, 이를 마중물 삼아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큰 그림의 뼈대가 경북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원전안전연구센터다. 원전안전연구센터는 해체연구소와 달리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경쟁 없이 경북도가 유일하게 유치를 추진해온 사업인 만큼 낙점 가능성이 커 기대가 되고 있다. 확정되면 2028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사업비 7천200억원(국비 6천억원·지방비 1천200억원) 규모로 안전연구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원대한 프로젝트를 만든다는 숨은 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수년간 공을 들이고 있는 원전안전연구센터 입지 발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등 이달안에 있다는 소식이다.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경북 경주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반가운 전언이다. 올해들어 여러 가지 좋지않은 소식에 축 늘어진 경북도민의 어깨가 불쑥 솟을 수 있는 소식이 곧 전해지기를 희망한다. 마지막까지 경북도는 긴장의 끈을 놓지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