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역사적 인물을 설문조사해 보면 대개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을 손꼽는다. 그 중 세종대왕은 한국 역사를 통틀어 대표적인 성군(聖君)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선시대 4대 국왕이며, 태종의 셋째 아들이다. 선왕 3명(태조, 정조, 태종)이 모두 고려왕조에서 신하로 일하다 왕위에 올랐으나 세종은 조선시대 조선 사람으로 태어나 왕위에 오른 첫 임금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 우리민족 역사에 가장 훌륭한 유교정치와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던 왕으로 평가된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세종은 집현전을 통해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방대한 편찬사업을 펼쳤다. 측우기 개발 등 농업과 과학의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우리민족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빛나는 업적인 훈민정음을 창제한 왕이다.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시기를 알 수 있는 글자를 그는 만들었다. 세계인이 극찬하는 과학적 원리의 글자이다. 특히 “어리석은 백성들로 하여금 쉽게 글을 익혀 편안하게 사용하고자 함에 있다”고 밝힌 그의 한글 창제 배경이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정신에 있어 한글 창제의 의미가 더 값져 보인다. 이 분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종의 이름을 딴 명칭이 우리나라 곳곳에 사용된다. 대한민국 최초의 이지스함을 세종대왕함이라 명명했다. 1만 원권 지폐에는 세종대왕의 얼굴이 실려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이름에도 이 분의 이름을 사용했다.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올해로 622돌이다. 이 날은 바로 스승의 날이기도 하다.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로 잡은 것은 민족의 큰 스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만이 공자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삼은 것과 비슷한 경우다. 세종이 성군일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능력가이기도 하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왕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백성에게 자주 은전을 베풀고 노비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애민의 정신을 통치이념으로 삼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성군 세종의 애민정신을 모두가 되돌아보는 일은 퍽 의미가 있는 일이 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