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환 교수 포스텍 생명과학과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7대 기술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3D프린팅, 자율주행차, 지능형로봇, 클라우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술과 함께 생명과학기술(Biotechnology)이 미래 신성장 바이오산업을 주도할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생물체 기능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거나 유전적 변형 또는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특성을 나타내게 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헬스케어 및 바이오소재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 R&D지원, 기업지원, 육성펀드 조성 등을 통한 바이오기업 육성 및 지역 내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재계 굴지의 대기업들도 제약·바이오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항시가 미래 경제성장을 주도할 핵심성장산업으로 백신 및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시는 바이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속기 기반 신약 개발 클러스터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3번째로 보유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세포막단백질연구소, 포항지식산업센터,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등을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포항시 흥해읍 일대)에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AI·바이오)을 신청하기도 했다.

포항시는 특히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연구소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막스플랑크연구소, 생명공학연구센터 등 세계 수준의 첨단과학 R&D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다 포스코가 1조원 규모의 벤처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강소특구 지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약기업 분야에서는 똑똑한 신약 하나로 20년간 시장 독점권을 확보, 적게는 연간 4천억에서 많게는 11조원의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신약 한 개의 가치는 자동차 300만 대의 수출효과와 같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균 10~15년의 개발기간과 8천억~1조원에 이르는 개발비용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식물을 이용한 그린바이오 산업분야는 지역의 대학과 기업에서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개발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훨씬 낮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린바이오 소재는 산업용 첨단 신소재뿐만 아니라 백신, 치료제, 진단제 등 의약품 소재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적용분야 및 관련 기업군이 매우 다양하다. 밀폐형 식물공장(스마트팜)의 시설 표준화 기술개발 등을 통한 첨단농업 육성 및 식물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수년간 경북도와 함께 미래 산업을 주도할 신성장동력으로 그린백신과 그린바이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그린백신산업 육성을 위해 매년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학술대회 등을 개최해 산·학·연·관 네트워킹, 기술 및 정보교류,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가포럼’이 16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포럼은 지역 중심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여 학계와 기업 등지에서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지자체와 더불어 포스코가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에 힘을 모은다면 포항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영일만에 터를 일군 포항제철소가 조국근대화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제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제2의 영일만기적’을 일궈내는 일도 먼 미래가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