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기술인증원이 다음 달 준공 예정인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물산업클러스터에 들어오기로 결정됨에 따라 대구의 물산업은 드디어 도약의 날개를 달게 됐다. 인천과 광주 등과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만 물산업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된 것은 퍽이나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정부의 국책사업 소외지역으로 여겨져 전국 유일의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놓고도 물기술인증원 유치를 자신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대구시 등 관계자들의 끈질긴 유치 노력이 성과를 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본다. 유치에 힘쓴 관계자들의 노력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이제 대구가 세계적 물산업의 메카로 성장하느냐 하는 것은 지역의 몫으로 남게 됐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지난해 제정된 물산업진흥법에 따라 설립되는 기관이다. 물산업과 관련한 제품의 검사와 인증·검증을 하고 기업의 국내외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상하수도협회 등 기존의 물 인·검증 기관의 업무는 물기술인증원으로 일원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초창기여서 상주인원 29명으로 출발할 예정이지만 단계적으로 역할이 커지면서 기관의 업무 영역도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는 일찍부터 대구 미래성장산업의 하나로 물산업을 지목해 왔다.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에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다. 전체 65만m² 규모인 이곳에는 실증화단지, 물산업진흥시설, 기업집적단지 등을 갖추고 있다. 물산업과 관련한 실험분석시설이나 연구시설, 글로벌 비지니스센터, 워터캠퍼스 등도 함께 조성된다. 특히 이곳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등 공공 연구기관과 인접해 기술의 연계 효과도 기대해 볼만한 입지다. 명실공히 세계적인 물산업 허브단지로서 체제를 완비하게 되는 최상의 호기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현재 24개 기업이 이곳에 부지를 분양받아 4개사가 가동 중에 있다. 대구시는 내년까지 50개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우수한 물관련 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성장 발전시키느냐 하는 것이 대구가 물산업 글로벌 도시로 가는 관건이다.

세계 물시장은 2020년 기준으로 94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매년 3%의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분야다. 선진국에서는 노후화된 물시스템의 개량과 보수에 대규모 민간자본을 참여시키고 있다. 아직 공공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 우리한테는 새로운 영역으로서 사업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보아도 좋다. 대구시는 물기술인증원 유치를 계기로 2025년까지 세계적 기술 10개, 수출 7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물산업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 채비를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