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범사업 시작 흥해서
첫 재배 성공해 체험농장 개장
도내 아열대 작물 재배도 확대
상주에 스마트팜 혁신 밸리 등
기후변화 대응 대책 추진 나서

포항에서 처음으로 열대 과일인 바나나 재배에 성공한 북구 흥해읍 망천리 바나나농장에서 첫 수확행사가 9일 오전에 열렸다. 행사 견학에 참가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신기한 듯이 바나나를 구경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아열대 기후화가 진행되면서 과일 농사 판도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열대과일인 바나나가 포항에서 재배되고 있다. 경북동해안이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재배 작물 역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9일 대표적인 아열대성 작물인 ‘바나나’가 북구 흥해읍 망천리 소재 비닐하우스에서 재배에 성공하자 이를 직접 보고 수확해 볼 수 있는 ‘포항시 바나나 체험농장’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항시농업기술센터는 포항지역이 일조량이 높고 겨울철 기온이 따뜻한 것에 착안해 아열대 과수 재배 적합지로 판단, 지난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설하우스를 조성해 한라봉 500그루, 바나나 400그루를 심었다. 그 결과 올해 1월부터 바나나가 성공적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해 5월 본격적인 수확시즌에 맞춰 ‘체험농장’을 개장한 것.

바나나농장을 운영하는 한상훈(41)씨는 “가장 먼저 해가 뜨고 일조량이 풍부한 포항지역은 오히려 제주도보다 한라봉이나 바나나 재배 여건이 뛰어나다”며 “50만명이 넘는 소비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물류비 절감 등 유통 여건까지 고려하면 친환경 국내산 아열대 과일 생산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변화는 비단 포항뿐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로 농업분야의 경우, 온도가 1℃ 오르면 농작물 주산지가 80㎞ 북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지난 2017년 아열대기후가 내륙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제주와 남해 쪽에 아열대 기후가 형성 중이지만 오는 2080년에 이르면 중부내륙지역에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과, 북숭아, 감귤, 녹차 등 재배지가 대거 북상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전국 지자체들도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은 미래에 새로운 소득작물로 아열대 작물이 급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대책을 추진 중이다.

아열대 작물 국내 재배면적이 2017년 428㏊에서 2020년 1천㏊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며 경북 재배면적도 2017년 기준 61.6㏊로 전국대비 14.4%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작목별로는 만감류 12.6㏊, 백향과 7.3㏊, 얌빈 5.1㏊, 바나나 0.5㏊, 기타 36.1㏊ 등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경북은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 과정개발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구아바, 비파, 망고, 커피 등 28종의 아열대 과수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재배 적응성 검정 및 적품종 선발도 실시 중이다.

올해부터는 만감류(한라봉, 레드향), 애플망고, 바나나 등 10개 작물 주요 아열대작물의 소득화 최적 배재 매뉴얼 개발을 추진하며 경주, 경산, 고령 등 10개 지역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국가공모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을 추진, 오는 2021년까지 상주시 사벌면 엄암리에 40.9㏊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바나나 체험농장 개장식에 참여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시를 믿고 시범사업에 참여한 농업인과 성공으로 이끈 관계자들께 감사하며, 미래 6차산업의 근원인 농업이 포항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번 바나나 재배 성공을 계기로 약 10만평 규모로 아열대 대체과수 재배단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