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소 부지 안전관리·원상복구 TF 출범, 서울 첫 회의
국내외 석학·시민대표 참여… 6개월간 방안 수렴, 조치 권고

11·15 포항지진을 촉발시킨 지열발전소의 안전관리 및 원상복구를 위한 TF가 출범했다. 향후 TF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8일 오전 텅 빈 지열발전소에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논란에 휘말려 있는 포항지열발전소 부지의 안전관리 및 원상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포항 지열발전소 부지의 안전관리 및 원상복구 작업을 위한 정부 주도의 ‘별동대(Task Force)’가 8일 출범했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향후 6개월간 11·15포항지진을 유발한 포항지열발전소의 활용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지식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조치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활동설명회 개최 등을 활용해 시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정부연구조사단의 발표 이후 추가지진 등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포항지열발전소 처리를 두고 학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 만큼, TF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와 포항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TF는 이날 서울 광화문 무역보험공사에서 ‘포항 지열발전 부지안전성 검토TF’ 1차 회의를 갖고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산업자원부는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 부지에 대한 안전성과 관리방안을 마련해달라는 포항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포항지열발전 부지안전성 검토 T/F’를 구성·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TF에는 국내 전문가 및 시민대표 추천인사 등 14명이 포함됐다. 위원장에는 대한지질학회 회장이자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을 역임했던 이강근 서울대 교수(수리지질학)가 내정됐다. 여인욱 전남대 교수(지하수환경학), 이진용 강원대 교수(지하수환경학), 강태섭 부경대 교수(지진학, 지구물리학), 이준기 서울대 교수(지진학), 장찬동 충남대 교수(지질역학) 등 5명의 전문가가 대한지질학회 추천으로 포함됐다.

또 암반공학과 시추 분야 전문가인 최성웅 강원대 교수(암반공학)와 이정환 전남대 교수(석유시추공학)가 한국자원공학회 추천으로 합류했다. 11.15포항지진이 결국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공을 통한 물 주입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결론났고, 현재 포항지역의 암반상태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한 만큼 이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TF위원들이 추천하는 해외석학들도 추가 합류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포항지진=인재’라는 공식을 가장 먼저 제기한 이진한 고려대 교수(구조지질학)와 김광희 부산대 교수(지구물리학), 안경모 한동대 교수(해안공학, 환경수리학), 백강훈·김상민 포항시의회 의원, 양만재 포항지역사회복지연구소장(포항지열발전 정부합동조사단 포항시민대표 자문위원) 등 6명을 위원으로 추천했다. 이들은 포항지진과 관련한 최초 의혹 제기부터 진행과정, 촉발지진 결론을 끌어내기까지 활동해왔다.

TF위원들은 전공 분야별로 실무분석팀을 구성·운영키로 했다. 지진, 지하수, 지중응력 등 다양한 요인들과 부지 안전관리, 상관성 등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를 진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올해 정부 추경안에 반영된 심부지진계, 지하수 모니터링 시스템 등(총 10억원)의 운용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포항지열발전 부지 안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포항시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지진 등 관측결과를 대외에 공개하는 방안도 기상청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TF회의에 참석한 이은호 산자부 포항지열발전 조사지원단장은 “정부는 시민안전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TF에서 권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조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정밀조사와 장기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 지열발전 부지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TF가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학계에서는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의 결과’ 발표 이후 포항지열발전소 처리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지열발전소 땅 밑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6천t 가량의 물을 배출해 추가 지진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육군사관학교 오경두 교수는 “투입된 물은 모두 동해바다로 빠져나갔으며, 추가적인 지진을 막기 위해선 심부관정(시추공)을 되메워야 한다”는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포항지진 공동조사연구단은 현재 땅 속 응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지열발전소도 일단은 그대로 두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등 학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포항시민들은 추가지진의 가능성을 안고 있을지 모를 포항지열발전소를 불안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 TF의 활동결과가 주목된다. 포항시민 김모(57·여)씨는 “지열발전소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땅 속 상황이 어떤지 아무런 발표도 없는 상황이므로 TF의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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