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에 한 업체가 1조원 기업공개에 성공합니다. 2018년 신규 상장 기업 중 5위에 해당하는 규모지요. 전문가들이 발표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20억 달러. 어떤 회사기에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IT기업? 4차 산업관련? 인공지능? 모두 아닙니다. 식당입니다. 중국서 흔하디 흔한 훠궈, 즉 중국식 샤브샤브 체인입니다. 훠궈는 육수에 고기나 채소를 담가 익혀 먹는게 전부입니다. 중국의 국민 음식이라 할 수 있지요. ‘인류는 이미 하이디라오를 막을 수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농담입니다. 이 훠궈 체인점의 이름이 하이디라오입니다. 무엇을 막을 수 없다는 말일까요? 직원들입니다. 이 식당 직원들의 서비스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음료, 과일, 스낵 등을 제공합니다. 포커, 장기, 바둑 등 오락거리를 제공해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구두가 더러운 손님에게는 신발을 벗으라고 하고 슬리퍼를 줍니다. 구두를 닦아주는 거죠. 여성들이 좋아하는 네일 케어 서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받습니다. 종이 학 30 마리를 접거나 루빅 큐브를 맞추면 18위안 (약 3천원)어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훠궈의 특성상 안경 낀 손님들이 불편합니다. 직원들은 테이블을 돌며 안경닦이를 제공하지요. 따뜻한 물수건은 15분마다 제공합니다. 5성 호텔급 서비스입니다. 머리가 긴 여성들에게는 머리 끈을 갖다 주고 휴대폰이 국물이 튀어 젖지 않도록 휴대폰을 전용 비닐케이스에 넣어 줍니다. 직원들은 항상 활짝 웃고 있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냉큼 다가와 필요한 것이 없느냐 묻습니다. 아기가 있으면 부모가 식사하는 동안 진심으로 아기를 돌보아 주기도 하지요. 하이디라오의 서비스는 끝이 날 줄을 모릅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경쟁업체가 스파이를 몰래 취직시켜 서비스 비밀을 캐내려 애쓰기도 합니다만 어떤 식당도 하이디라오의 방식을 복제할 수 없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은 서비스는 흉내를 잠깐 낼 수 있었지만 이내 예전의 태도로 되돌아가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고 합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은 손님이 아니다. 직원이다.’경영학자 황티에잉의 말입니다. 하이디라오의 서비스를 다른 식당이 흉내낼 수 없었던 것은 창업자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직원을 사람으로 대하는 그의 진심을 따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