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경, ‘걸캅스’로 형사 役 도전

“영화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배우 이성경(29)이 9일 개봉하는 영화 ‘걸캅스’로 형사 역할에 도전했다. ‘걸캅스’는 디지털 성범죄자를 쫓는 내용을 그리는 코미디 액션 영화다. 기존 형사물과는 달리 라미란과 이성경, 여성 두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경은 “극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것은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감이 안 온다”며 긴장되는 마음을 전했다.

‘걸캅스’는 5년 전 기획된 영화지만 최근의 ‘버닝썬 사태’와 똑 닮은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성경은 “영화 속에 사회적인 이슈가 담겨있어서 걱정됐지만, 관객들은 좋은 영향만 받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겁게 다룰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걸캅스’의 장점이에요. 그 유쾌함 속에 잔잔한 여운과 메시지가 있고요. 진지해질 만하면 웃겨버리고 틀어버리는 것이 영화의 매력이에요. 액션도 매달리고 엉키는 등 현실감 있고요. 영화의 자잘한 유머 코드도 저와 잘 맞았죠.” 그는 “최근 여성 중심 영화가 많이 나오는 데, 시대가 발전하면서 더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불의를 보면 주먹 먼저 나가는 강력반 ‘꼴통’ 형사 지혜를 연기한 까닭에 액션 장면도 소화했다.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장면이 눈에 띈다.

이성경은 “원래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라며 웃었다.

“액션 스쿨에서 열심히 배웠는데,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어요. 액션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죠. 추격장면을 찍을 때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었더니 나중엔 골반에 충격이 와서 절뚝거리게 됐어요. 병원 가서 치료도 받았죠. 카체이싱 장면은 도산대로에서 촬영했는데, ‘내가 자주 다니는 이 거리에서 촬영하는 거야?’라는 뭉클함이 있었죠. 도로를 통제하고 찍어야 하니까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고요. 다시 찍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밌었어요.”그는 “형사 역할을 하기 위해 강력반에 근무하시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봤다. 섬세한 수사를 하는 분도 계시고 현장을 담당하는 분도 계셨다”며 “생각보다 강력반 형사들도 거칠지 않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시누이-올케 사이이자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미영을 맡은 라미란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제가 후배이자 파트너로서 부족하니까 그게 항상마음에 걸렸죠. 내가 부족한데도 항상 사랑을 주시더라고요. 감사했죠.”

모델 출신인 이성경은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본격 연기 활동을 시작해 이후 드라마 ‘여왕의 꽃’(2015), ‘치즈인더트랩’(2016), ‘닥터스’(2016), ‘역도요정 김복주’(2017), ‘멈추고 싶은 순간:어바웃 타임’(2018), 영화 ‘레슬러’(2018) 등에 출연했다.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은 ‘역도요정 김복주’의 복주라고 고민하지 않고 말했다. “김복주를 했을 때는 이후 1년 동안 복주 말투와 걸음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몰입했죠. 사랑스러운 복주를 통해 힐링이 됐어요. 표정부터 달라졌다니까요? 웃을 때도 활짝 웃고요.”

이성경은 “연기를 할수록 부담과 기대가 동시에 생긴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점점 칭찬을 많이 하시는데, 들을수록 부끄러워져요.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아니까요. 나랑 연기하는 사람이 몰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동료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