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승격 70년, 포항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
① 포항의 젖줄 형산강

포항을 관통하고 있는 형산강 전경. 포항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해왔던 형산강은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로 현재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경북매일 DB
포항을 관통하고 있는 형산강 전경. 포항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해왔던 형산강은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로 현재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경북매일 DB

2019년 ‘기해년’은 포항시가 시(市)로 승격한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1949년 포항시로 승격해 대한민국 근대화의 중심으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 포항시는 지난 1914년 옛 연일읍 북면과 흥해읍 동산면 남쪽 일부를 합병해 독립된 행정영역인 포항면으로 출발했다. 1931년 포항읍, 1949년 8월 15일 포항시로 승격됐다. 1968년 포항제철 설립 이후 세계적 철강산업도시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했다. 1995년 영일군과 포항시를 통합해 인구 51만의 통합 포항시로 출범해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로 오늘까지 성장과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204㎞에 달하는 해안선을 비롯한 보현산, 운제산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대한민국 산업화의 원동력이 됐던 포항시는 명실상부 ‘경북 제1의 도시’이자 ‘동해안 최대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동해안 최남단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의 개항을 디딤돌로 삼아 환동해 물류중심이자 북방교류의 핵심도시로 비상하는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시의 과거의 발자취와 변화와 성장, 미래의 발전상을 특별기획 연재한다.
 

산업·도시화로 황폐화된 江
경북도·경주시와 손 잡고
‘형산강살리기 프로젝트’ 가동
유강IC∼경주시 경계 2.3㎞ 구간
상생로드 조성 여가공간 활용
친수레저파크·신부조장터 등
사계절 내내 즐길거리 제공
1천760㎡ 규모 장미원 등
수변테마꽃길도 사랑 받아

형산강  둔치에 핀 튤립.
형산강 둔치에 핀 튤립.

□ 형산강과 포항

신라 천 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형산강은 70년의 포항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발간한 종합적 역사문화지리지(誌)인 단행본 ‘형산강’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하천인 형산강의 발원지는 경주시 서면으로, 공인된 유역면적은 약 1천132㎢이고, 길이는 약 63㎞다. 형산강은 신라시대에는 ‘굴연’(掘淵) 또는 ‘굴연천’으로 불렸으며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는 ‘형강’(兄江)으로 기록됐다.

현재의 형산이라는 이름은 경주시와 포항시의 경계에서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형산(兄山)과 제산(弟山)에서 유래됐다. 이와 관련된 설화도 있는데, 신라시대 전설에 의하면 형산과 제산은 형제산으로 서로 붙어 있었고 당시 남천, 북천 기계천의 물이 안강 일대에 모여 호수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 호수가 자주 범람해 피해가 심각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경순왕의 아들 태자 김충이 용이 돼 꼬리로 형제산을 내리쳐서 형산과 제산으로 갈라지게 됐고, 그 틈으로 안강 호수의 물이 강을 이뤄 영일만으로 흘러들어가 지금의 형산강이 됐다고 한다. 형산강 자체로만 보면 하천으로서 크지도 않고 지류도 많지 않으나, 강을 따라 교통이 발달해 있고 유역에 비옥한 지구평야가 발달해 포항의 발전과 그 역사를 함께해 왔다.

형산강을 찾은 철새들.
형산강을 찾은 철새들.

□ 잊혀져 간 형산강

형산강이 포항에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항상 좋은 모습으로 함께해 온 것만은 아니다. 경주와 포항을 관통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두 지자체 사이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수질문제도 쉽사리 해결하지 못했다. 즉 70∼8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오염과 시민의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것이다.

그러나 경주와 포항 사이에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두 지자체가 힘을 모아 형산강을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형산강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전국 최초의 광역(도)-기초(포항·경주시) 자치단체간 3자 협력 사업으로 포항과 경주 간 상생발전을 위해 추진 중이며 우리의 젖줄이기도 한 형산강을 옛것과 현대를 아우르는 생태, 문화체험형 관광명소로 만들어가는 야심찬 구상이다.

포항시 상생협력자전거한마당 행사.
포항시 상생협력자전거한마당 행사.

현 시점에서 포항·경주 행정협의회의 핵심사업인 ‘형산강프로젝트’는 에코생태탐방로, 형산강 상생문화숲길 등 24개 사업(포항 12, 경주 12)을 완료했으며, 향후 신규사업 발굴과 내년도 국·도비 확보를 위해 두 도시가 힘을 모으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7기 두 도시는 환경과 상생이 공존하는 시민체감형 사업발굴로 양 도시 시민들의 기대를 부응해 나가자”고 밝혔고, 주낙영 경주시장 역시 “양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들이 끝없이 이어지도록 형산강 환경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들을 챙겨가겠다”고 사업에 대한 열의를 나타냈다.

형산강 둔치 불빛축제.
형산강 둔치 불빛축제.

□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형산강

형산강 프로젝트를 통해 형산강은 다시 우리 품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다양한 철새들이 날아들고, 숭어들이 물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자연 그대로의 형산강이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완료된 사업을 보면 우선 대표적으로 형산강 상생로드가 있다. 형산강 상생로드는 형산강프로젝트의 첫 신호탄으로 포항시와 경주시의 상생발전을 위해 추진됐다.

경주로 이어지는 관문 구역인 포항 유강IC∼경주시 경계까지 2.3㎞ 구간이며 형산강의 뛰어난 경관 여건을 활용한 상생로드(자전거 로드)는 지역민들의 교류 확대와 시민들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상생인도(공도)교도 추진 중이다. 포항시 유강리와 중명리를 연결하는 상생인도교는 형산강 물길을 넘어 농어촌마을과 도심마을을 잇는 친환경 교량 건설 사업이다. 2021년 완공될 예정이며 포항취수장의 콘크리트보를 홍수 때 전도되는 가동보로 개선하고 그 위에 길이 380m, 폭 5m의 인도교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에코생태전망대.
에코생태전망대.

여기서 포항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형산강변에 요트를 본뜬 에코생태 전망대와 생태탐방을 할 수 있는 트레킹코스 에코생태 탐방로가 있다. 에코생태 전망대는 철새를 주제로 한 증강현실(AR) 영상관과 가상현실(VR)관, 철새 전시실, 다양한 철새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시설 등 생태 체험 학습의 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코생태 탐방로는 형산강의 철새들을 가까이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망대 주위에 조성된 분수대와 스틸 조형물, 쉼터로 생태체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변 친수레저파크와 신부조장터공원 및 뱃길복원사업 역시 진행 중이다. 수변 친수레저파크는 사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물놀이 시설을 제공하고 봄·가을에는 카약·카누체험 및 야외놀이 체험이 가능하도록 남구 연일읍 형산강변 8천㎡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또한,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 및 눈썰매장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사시사철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이다. 또 신부조장터공원 및 뱃길 복원을 통해 조선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포항 형산강 부조장터가 2020년까지 부활한다. 형산강 옛 부조장의 전통과 문화적 의미를 살린 보부상 장터와 전통장터길, 나루터와 뱃길을 복원하며 이를 통해 옛것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체험형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형산강 장미원에서 꽃구경하는 동심들.
형산강 장미원에서 꽃구경하는 동심들.

수변 친수레저파크 건너편에는 수변테마 꽃길이 있다. 여기에는 형산강의 쾌적한 하천환경과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형산강 둔치 일원에 장미원을 1천760m2 규모로 조성하고 루지 메이양 등 장미 품종 30종 4천주를 심었다. 장미꽃이 피는 5월이면 꽃향기와 오색빛깔 아름다움으로 가족 단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여가 및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볼 곳은 수상레저타운이다. 이곳은 수상 레포츠의 저변 확대와 수상 레포츠 교육 및 체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 해양문화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마련됐다. 수상레저타운은 ‘형산강 물빛마루’로 이름 지어진 부유시설과, 지상 4층 규모의 건물과 보행교 등이 설치돼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깨끗한 시설을 갖춘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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