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의총 소집 요구서 제출
손학규·김관영 ‘배수의 진’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이 7일 국회 원내행정실에 의총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내부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도부 사퇴론을 놓고 당내 계파간의 정면대치가 이어지면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어 대치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당무 마비를 넘어 결국 분당 수순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내 일각의 지도부 퇴진론을 당을 파괴하기 위한 ‘해당 행위’로 규정,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겠느냐, 2번과 함께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2번을 달겠느냐”고 따져 물은 뒤 “3번을 달겠다면 저는 그 즉시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도부 사퇴요구는 (그들이)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한 뒤 “지금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고 대표직을 던지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손 대표가 지난주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정무직 당직자를 무더기 해임한 데 이어 김 원내대표 또한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계 의원 8명 전원과 당 정책위의장인 권은희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 7명 등 15명의 의원은 이날 지도부 재신임을 묻기 위한 목적의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당원권 정지 중인 의원(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박선숙 의원을 제외한 바른미래당 재적의원 25명의 절반을 넘는 숫자다.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르면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의총 소집요구가 있으면 원내대표는 2일 안에 의총을 열어야 한다. 이들은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의 불신임에 다수가 동의하면 김 원내대표는 물론 손 대표에 대한 탄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김관영 원내대표의 회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오신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 좋아하는 1표 차 다수결로 당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으니 다수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어떻게 할지 지켜보겠다”고 비판했고,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원내대표가 사퇴 요구를 해당행위라고 했는데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3일 해임된 부대변인 6명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의 해임 조치를 규탄했다. 이들은 “손 대표의 조치는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행해졌다. 바른미래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사망을 고했다”며 “손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 총사퇴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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