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자릿 수에서 한자리로
전역 미달사태 우려마저 제기

나홀로 상승과 묻지마 청약에 가깝게 부동산 열기를 기록했던 대구지역 아파트 값 오름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신규 청약경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정부의 지난해 9·13 부동산 규제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대구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2만5천960필지의 토지가 거래돼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여왔다. 전국 토지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22.7% 줄었다.

2일 한국감정원과 금융결제원 아파트청약사이트 아파트투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동·북·수성구 3곳에 분양한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대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정지구에 묶여 전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학군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정부의 규제와는 상관없이 전평형 1순위 청약 마감이라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대구 수성구 아파트 경쟁률도 한자릿수에 그쳤다. 과거 최고 세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때 격세지감을 느낄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 동구의 경우 1순위 청약 미달까지 발생하는 등 대구도 점차 부동산 조정기에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성구 두산동에 분양한 수성레이크 푸르지오(332가구)는 일반공급분 220가구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8.6대 1에 그쳤다. 전용면적 84㎡A형(96가구) 11.1대 1, 84㎡B형(48가구) 10.3대 1로 간신히 두 자릿수 경쟁률에 턱걸이했지만, 109㎡형(81가구)은 5대 1에 머무는 등 전반적으로 청약률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구 읍내동 태왕아너스 더퍼스트(234가구)도 일반공급분 141가구 1순위 경쟁률이 6.7대 1. 84㎡형(116가구) 7.7대 1, 62㎡A형(64가구) 3.3대 1, 62㎡B형(14가구) 8.6대 1 등을 기록했다. 이곳은 그동안 신규분양이 극히 저조했던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다른지역에서 보통 두자리수는 물론이고 특정평형은 세자리수까지 넘어섰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동구 방촌동에 분양한 방촌역 세영리첼(403가구)은 일반공급분 230가구 가운데 84㎡A형(118가구)은 2.2대 1을 기록했지만, 82㎡형(80가구)·84㎡B형(195가구)은 1순위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다. 달성군 대방건설이 분양한 아파트 역시 1차 분양에서 미달되면서 2차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등 대구 전역이 점차 아파트 청약 미달사태마저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월 신세계건설이 대구 동구에 분양한 주상복합 ‘빌리브 스카이’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무려 134.96 대 1이었던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2만가구가 넘게 분양되면서 수성구지역의 학군에 대한 강점 요인도 어느 정도 묽어진 상태이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인해 1순위 청약자들의 구매 메리트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강도높은 9·13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이미 침체기로 돌아선 상태에서 대구 부동산 시장만 늦게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대구지역 아파트 1순위 청약 완판 신화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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