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굿네이버스 경북동부지부 초등교육전문위원·연일형산초등학교 교장

어린이날을 제정한지 97년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 인권은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2019년 국내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어 UN에 ‘한국 아동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이 보고서에서는 우리 학생들의 주당 평균 학습시간은 OECD 국가 평균의 최대 두 배이며, 놀 권리가 침해 되는 건 과도한 학구열, 학생이 놀면 안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UN아동권리위원회는 이 같은 국내 아동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오는 9월 본회의에 참석할 우리 정부에 권고사항을 전달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현실에서 단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인권을 너무도 쉽게 무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가정폭력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어릴 적 피해자가 어른이 되어서는 가해자가 된다. 이들은 미래의 또 다른 폭력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악순환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차 우리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인 문제이다.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이나 괴롭힘은 희생자들에게 치명적일 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어린이나 청소년은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수업을 빠뜨리고, 학교 활동을 피하고, 무단결석을 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학업성취와 미래교육 및 고용 전망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동인권이란 아동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이다. 기본적인 인권(생존권, 발달권, 보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만큼 인간다운 삶을 살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제 사회전반이 아이들의 인권, 건강한 학습권과 성장 발달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더불어 학교에서 부딪치는 교권, 학습권, 학부모참여권 등의 인권충돌 현상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점은 이제 법으로 명시된 것이 아니라 인권이 실질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삶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학교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권친화적 행위(人權親和的 行爲)’로 일반행정, 교육행정, 지역사회의 노력 등 통합적이 접근이 필요하다.

더 이상 ‘학생들의 미래준비’를 담보로 하여 현재의 아이들의 행복성장이 보류되어서는 안 된다. 지자체 및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배움 그자체가 즐거움이 되도록 해야 할 때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아동인권 문제와 불만이 극에 달한 현시점이 교육혁신, 사회혁신의 골든타임인 것이다.

‘준비하지 않는 국가(지방정부), 기업, 개인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이제 제2의 교육입국조서(敎育立國詔書)라도 발표하고 교육에서 가정 및 지자체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 왔다. 아이들의 인권문제를 개인의 문제, 학교의 문제만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견고하다. 더이상 아이들의 인권문제를 타자화하지 말고 우리사회 조직 모두의 문제로 가져와야 한다. 아동인권에 대한 민감성과 감수성을 높이고 우리사회의 통념과 인식체계가 바뀌어 나가야 할 때다.

행복한 수업, 가정폭력 등 아동인권 문제 등 갈등과 불만이 극에 달한 현시점이 교육혁신, 사회혁신의 골든타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