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청송서 1억년전 시간여행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청송서 1억년전 시간여행
  • 홍성식기자
  • 등록일 2019.05.02 18:40
  • 게재일 2019.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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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방호정 주변 풍경.
아름다운 방호정 주변 풍경.

사과와 자두 등 새콤달콤한 과일이 유혹하고, 달기약수로 요리한 닭백숙이 맛있는 청송. 관광객들은 청송 특유의 먹을거리에 감탄한다.

하지만 과일과 요리보다 먼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청송의 수려한 자연환경이다.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오른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맑고 깨끗한 물,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풍경까지.

교육·과학·문화의 교류를 매개로 세계 국가들의 협력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에서 1946년 만들어진 유네스코(UNESCO)는 국제연합 전문기구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자연과 문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유네스코는 지난 2017년 청송을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으로 등재 확정했다. 지질공원은 생태와 역사, 문화적 가치까지 지닌 특별한 지역을 보전하는 동시에 연구·교육·관광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정되고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우리 고장이 과학적 중요성과 희귀성, 그리고 아름다움까지 지녔다는 걸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청송군청은 설명한다.

현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은 전 세계 35개 국 127곳에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화성암·변성암·퇴적암이 모두 분포하는 지역이다. 또한 암석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지질학적 특성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화성 명소, 퇴적 명소, 수리 명소, 고생물 명소, 지형 명소 등 24개의 지질 명소를 품에 안고 있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환하고 부드러운 5월 햇살을 받으며 탐험가의 마음으로 이곳들을 돌아보는 건 분명 흥미롭고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9번의 화산폭발 추정되는 주왕산 일대
쪼개지고 깎인 암석들 ‘한폭의 동양화’
백악기에 새겨진 공룡발자국도 ‘신비’
독특한 자연에 문화·역사의 향기까지
당일·1박2일 코스로 돌아보며 즐겨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백미’라 할 백석탄 포트홀.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백미’라 할 백석탄 포트홀.

□ ‘기암단애’를 출발해 ‘주상절리’로

청송의 상징으로 불리는 주왕산. 그 일대에선 9번 이상의 화산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고 엉겨 굳어진 것이 용결응회암이다. 청송의 기암단애(旗巖斷崖)가 바로 이 용결응회암으로 이루어졌다. 급경사를 이루는 절벽이 아찔하고 장엄하다.

주왕산국립공원엔 급수대 주상절리(柱狀節理·빠르게 식은 암석이 기둥 모양으로 솟은 것)도 기묘한 형상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지금으로부터 1억 년 전쯤엔 청송 지역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했다. 그로 인해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도석(陶石)이 생성됐고, 청송에선 지금도 도석으로 백자를 굽는 곳이 적지 않다.

병풍 모양으로 넓게 펼쳐진 절벽인 ‘병암 화강암 단애’도 빼놓으면 서운한 볼거리다. 청송의 할머니들은 “옛날에 저기서 호랑이가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손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렇기에 이 절벽을 ‘범덤’이라고도 부른다. 뒤편에 자리한 범덤숲은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발길을 재촉해 근처 병암서원도 찾아가보자.

칼데라(Caldera)는 화산이 분출한 뒤 지하의 빈 공간이 내려앉아 형성된 분지. 중생대의 화산지대였던 현동면엔 그 흔적이 ‘면봉산 칼데라’로 고스란히 남았다. 가파른 산들이 남북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은 산세는 험하지만, 절경으로 유명하다. 수락교에서 올려다보는 응회암 돌기둥 ‘수락리 주상절리’도 장관이다.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직각의 바위가 마치 줄을 선 병사들처럼 보인다. 광물이 중심부에서 밖을 향해 동심원상으로 성장한 독특한 바위인 ‘파천 구상 화강암’과 둥근 모양의 알맹이가 돌 속에서 꽃을 피운 듯한 ‘청송 구과상 유문암’을 만나는 것도 청송 세계지질공원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감입곡류천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감입곡류천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 자연휴양림을 지나면 ‘감입곡류천’과 ‘주산지’가

청송자연휴양림에선 아이들에게 퇴적암층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다. 자연을 통한 학습효과를 누린 후에는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상쾌한 공기 속을 거닐어보자. 이른바 ‘일석이조’의 산책이다.

물빛 맑은 신성계곡 인근에 위치한 방호정은 오래된 정자다. 1619년 조선의 학자 조준도 선생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세웠다고 한다. 모양이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절벽 가까이에서 흐르는 감입곡류천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신성계곡은 또 다른 최고의 경치도 방문자들에게 선물한다. 붉은색 바위가 병풍처럼 화려하게 펼쳐진 ‘만안 자암 단애’가 바로 그것. “지표면에서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을 겪으며 절리를 따라 쪼개지고 강물에 의해 깎여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지질학자들은 말한다.

18세기 초에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주산지’의 신비한 경치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왕버들로도 이름 높은 이 저수지가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층이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흘려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는 ‘청송 얼음골’을 돌아봤다면 위장병, 부인병, 눈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달기약수를 마시러 가보자. 톡 쏘는 달기약수탕의 물맛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청송군청 관계자가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에서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가 이 물과 결합해 탄산수로 바뀌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청송 세계지질공원에 우뚝 선 웅장한 기암괴석.
청송 세계지질공원에 우뚝 선 웅장한 기암괴석.

□ 청송 세계지질공원엔 ‘공룡 발자국’도 있다

2003년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낸 ‘신성리 공룡 발자국’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상상력까지 자극한다. 중생대 백악기에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400여 개의 발자국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 옛날 청송엔 초식을 했던 용각류 공룡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했던 수각류 공룡이 공존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여기에 불규칙절리까지 관찰이 가능한 ‘연화굴’도 자연이 만들어낸 학습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송 사람들이 “속세와 천상을 가르는 공간”이라 부르는 ‘용추협곡’엔 용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용추폭포가 있다. 폭포 아래로는 선녀탕과 구룡소가 빼어난 경치를 보여준다.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마치 신선이 사는 세계 같다”며 찾아오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왕산에서 가장 큰 폭포인 ‘용연폭포’는 두 줄기의 물이 떨어진다고 해서 ‘쌍용추폭포’라고도 불린다.

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절골 협곡’에선 추억 속에 자리한 징검다리를 건너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백석탄 포트홀’은 청송 세계지질공원의 백미(白眉)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풍화되고 침식된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이 생긴 백석탄 포트홀. 희다 못해 푸른빛이 감도는 암석지대 위로 청정한 물이 흐르고 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예쁜 풍광이다. 달기폭포와 만날 수 있는 ‘노루용추 계곡’은 그 수려함으로 사람들의 메말랐던 감정을 촉촉하게 적신다.

여행객들이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여행객들이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즐기는 방법

독특한 자연 환경에 문화와 역사의 향기까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둘러보기 위해선 조언이 필요하다.

청송군청은 당일 코스와 1박2일 코스로 나눠 가볼만한 곳을 설명하며 “언제라도 찾아와 청송의 진수를 맛보라”고 권했다.

먼저 당일 여행이라면 ‘청송꽃돌 채굴 체험장-신촌약수탕-야송미술관-주왕산 탐방로’로 이어지는 코스나, ‘백석탄-신성리 공룡 발자국-방호정과 신성계곡-얼음골-주산지’의 코스가 적당하다.

좀 더 시간을 낼 수 있는 여행자라면 하룻밤 청송에서 머물며 ‘청송 양수발전소-백석탄-신성리 공룡 발자국-방호정과 신성계곡-청송자연휴양림-주산지-주왕산 절골계곡’ 등을 골고루 돌아보면 된다.
 

청송에서 산악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청송에서 산악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산악레포츠 천국서 거침없이 짜릿하게 
MTB·모터사이클 대회 잇따라 열려


청송은 자연 속 휴양은 물론 역동적인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도시다.

산악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은 최근 화사한 청송의 봄 길을 달렸다. ‘청송군수배 전국 산악자전거(MTB) 대회’와 ‘2019 청송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 대회’가 잇따라 열린 것.

청송군이 주최하고 한국산악자전거연맹이 주관한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는태행산 MTB 코스에서 ‘다운힐 경기’와 ‘크로스컨트리 경기’로 나눠 이틀간 펼쳐졌다.

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은 봄꽃 만발한 청송의 매력적인 경관을 몸으로 느끼며 페달을 밟았다. 과수원에 접한 시원스런 임도 코스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들을 반겼다. 경기를 마친 사람들은 달기약수탕 인근 식당에서 맛깔스런 음식을 즐기며 서로간의 우정을 다졌다.

이어 열린 2019 청송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 대회는 한국엔듀로연합회가 주최하고 청송군 모터스포츠연합회가 주관했다. 산악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종목 개인전이 진행된 경기장은 함성과 오토바이 엔진 소리로 가득했다. 험난한 코스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크로스컨트리는 순발력과 테크닉이 필요한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다. 전국에서 모여든 모터사이클 선수들은 자신만의 멋진 기술을 선보여 자리를 함께 한 관광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전야제 행사로 펼쳐진 이벤트 경기와 노래자랑 등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수백 대의 모터사이클이 달기약수탕 주차장에서 파천면 옹점교까지 퍼레이드를 진행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두 경기를 지켜본 윤경희 청송군수는 “앞으로도 다양한 경기를 유치해 청송을 레포츠 메카로 만들고, 대회 기간엔 지역의 농·특산물도 적극 홍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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