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지인 폭행혐의로 긴급체포
경찰서 앞서 담 넘어 도주 후
8시간만에 경주서 다시 붙잡혀
경찰 허술한 호송관리 ‘눈총’

칠곡경찰서 현관 입구에서 경찰관을 밀치고 담을 넘어 달아났던 30대 특수폭행 피의자가 8시간여 만에 다시 붙잡혔다. 맥없이 범인을 놓친 경찰관들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고, 범인이 한 번에 뛰어넘은 1.4m 높이의 경찰서 담장을 보완·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1일 오후 1시 16분께 경주시 황성동 지인의 한 원룸에 숨어 있던 특수폭행 피의자 김모(34)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5시 6분께 칠곡경찰서 현관 입구에서 자신을 호송한 파출소 직원 3명을 밀치고 수갑을 찬 채 높이 1.4m인 경찰서 담을 넘어 달아났었다.

경찰은 김씨를 지명수배한 후 추적을 시작했고, 150여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해 그가 달아난 경찰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휴대전화통화 등을 분석해 김씨의 도주 경로를 파악했다.

추적결과 그는 경찰서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석적읍으로 이동한 뒤 지인의 차를 빌려 경주로 향했고, 경찰은 경주시 황성동의 한 원룸에 숨어 있던 김씨를 도주 8시간여 만에 다시 붙잡았다. 검거 당시 김씨는 수갑을 차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달아나던 중 수갑을 풀고,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앞 수갑을 채웠다”고 밝혔지만, 김씨가 호송 중이던 순찰차에서 한쪽 수갑을 미리 푼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송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수갑이 헐거워서 한쪽 손을 풀고 다른 손은 수갑을 찬 채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시 15분께 아내가 운영하는 칠곡군 석적읍 한 식당에서 아내의 지인(27)과 다투다 둔기로 때린 혐의로 긴급 체포됐었다.

도주 후 다시 붙잡힌 A씨는 도주와 절도 등의 혐의가 추가됐고,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 지역민은 “최근 포항남부경찰서에서도 조사받던 피의자가 달아났다가 다시 붙잡힌 사건이 있었는데, 경찰서 전반적으로 보안이 너무 허술한 것 같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칠곡/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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