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률 급증하는데 지역 화장장은 수 십년전 개장한 두 곳뿐
대표 봉안시설인 죽도성당 봉안당도 사용률 90%에 육박
시, 올들어서야 예산 편성했지만 기존 시설 확충으로 ‘가닥’
“종합장사시설 건립 사활 거는 타 지자체에 뒤처져” 우려 목소리

포항지역 화장장과 봉안시설 등이 운영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장사종합시설인 ‘추모공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률은 1993년 19.1%에서 2017년 84.8%로 25년 사이 무려 4.4배나 증가했다.

포항시의 경우, 화장률이 2001년 38.7%에서 2017년 79.1%, 2018년 81.4%로 10명 중 8명 꼴로 크게 늘고 있는 상태다.

화장률이 급격히 높아진 이유는 장례방식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묘지 관리가 힘들어져 매장한 시신이나 유골을 다시 화장해서 봉안·자연장으로 처리하는 ‘개장 유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장을 선호하던 우리나라 장례방식이 화장으로 급변하면서 전국적으로 자연장지와 봉안시설 등을 갖춘 추모공원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2013년 8월 ‘경상북도 장사시설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북부 신도시, 남부권, 동해권 등 3곳에 자연장지를 특성화한 종합장사시설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항, 경주, 김천 등 7개 시·군의 오래된 공설묘지를 재개발해 자연장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6년 안동장사문화공원이 문을 열었고, 김천시와 울진군도 2020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포항시는 뒤처지는 모양새다. 현재 포항은 75년 전 개장한 포항시립화장장(1941년)과 구룡포화장장(1978년) 등 2곳의 낡은 화장장이 운영되고 있다. 시립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기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이용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최근 개장한 다른 지역의 종합장사시설과 비교하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용용량도 우현화장장은 3기 화장로에서 하루 처리능력의 한계치인 12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구룡포화장장도 1기 화장로에서 하루 평균 1.3건을 처리하는 등 장비 수명이 크게 짧아지고 고장이 빈번하다.

화장률 증가와 함께 수요가 높아진 지역의 봉안시설도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대표 봉안시설인 죽도성당 봉안당도 총 매장가능한 2천구 중 1천799구(89.95%)가 이미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는 올해 초가 돼서야 예산을 편성해 ‘포항시 장사시설 지역수급계획 및 시립화장장 활용방안 연구 용역’에 착수했고, 오는 7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마저도 포항시가 요청한 연구용역비 예산 1억여원이 의회에서 삭감돼 5천만원만 편성되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한 상황이다. 시는 현재 기존 화장시설을 확충·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알려져 늘어나는 화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포항시민 정문철(76·남구 연일읍)씨는 “최근 울산의 하늘공원을 다녀왔는데, 잘 갖춰진 봉안시설과 자연장지 시설들을 보고 포항과 비교가 돼서 깜짝 놀랐다. 포항의 화장장 등 장사시설은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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