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환, 드라마 ‘열혈사제’ 종영 인터뷰
“태국인 노동자役하며 태국 음식점 자주 찾아
같은 직업의 아내와 아이디어 공유… 고마워”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열혈사제’에 출연한 배우 안창환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연기가 걱정됐는데 시청자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배우 안창환(34)은 드라마 속 하이톤의 코믹한 목소리와 달리 진지한 표정에 저음 목소리로 쏟아지는 관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안창환이 ‘열혈사제’에서 연기한 쏭삭은 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로, 구담구의 단발머리 깡패 장룡(음문석 분)으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지만 시청자들에겐 강한 인상을 남긴 신 스틸러였다.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인 그는 외국인처럼 보이기 위해 태국인들 특징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외국 사람처럼 보이려고 했죠. 태국 음식점에 가서 현지 직원분과 인터뷰를 하고 영상으로 남겨서 어떤 특징이 있나 잡아내려고 했어요. 시청자분들이 100% 태국사람이라고 알아봐 주신 건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외국 사람으로 봐주셔서 참 다행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코미디극의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는 자칫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웠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역할을 하면서 느낀 게, 그분들은 정말 외로우실 것 같아요. 타지에서 와서 가족들도 고향에 있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해야 하는 거잖아요. 극 안에서 괴롭힘을 당할 때는…(잠시 침묵) 정말 너무들 괴롭힌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현실에도 이런 일이 있을까’ 했죠.” 그러나 쏭삭은 결국 자신을 괴롭힌 장룡과 친구가 된다. 안창환은 이러한 결말에 대해 “처음엔 제 몸이 거부하더라”라며 웃었다. “제가 당한 것에 비해 너무 빨리 친해졌죠(웃음). 그래도 드라마니까 전개는 돼야 하고, 또 상황을 보니까 그렇게 친해질 수도 있겠다 싶어요. 쏭삭은 홀로 타지에와서 외롭지만 장룡은 카르텔이라는 조직 안에서 혼자 외로움이 있는 인물이잖아요. 친구가 되면서 그런 것들이 서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극 중 쏭삭은 태국 왕실 경호원 출신이라는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다. 쏭삭이 13회 엔딩에서 멋진 발차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은 ‘열혈사제’ 개별 클립 재생수 1위를 기록했다.

“쏭삭의 과거를 저도 모르고 있던 때 감독님이 발차기 연습을 잘 해두라고 하셨어요. 무에타이 체육관을 두 달 정도 열심히 다녔고, 액션스쿨은 드라마 초중반까지시간 날 때마다 잠깐씩 가서 합 맞춰보는 훈련을 했어요. ‘옹박’ 영화도 엄청 봤죠. 영화에 나오는 자세들을 따라 거울을 보고 연습하기도 했어요.”

그는 같은 배우의 길을 걷는 아내 장희정(37)과 ‘열혈사제’를 함께 한 배우와 스태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연기할 때마다 와이프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요. 캐릭터 연구도 같이하고, 아이디어도 공유하고요. 아내가 러시아 유학을 다녀와서 타지에서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잘 알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해줬죠. 또 ‘열혈사제’는 정말 끝나고 가족이 남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들을 만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