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닷새만에 630만 동원
11년간 시리즈 마무리 아쉬워
다양한 포맷으로 관람하며
히어로들 대사·액션 음미하고
감독이 숨겨놓은 메시지 찾아
“스크린 독과점 규제 필요”
광풍 이면엔 우려 목소리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 닷새만에 630만명을 동원한 가운데 ‘N차 관람’(다회차 관람) 열풍이 분다.

어벤져스 히어로들을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관객들이 영화를 두 번 이상 관람하며 히어로들의 대사와 액션을 음미하고, 감독이 숨겨놓은 이스터에그(영화 속 숨겨놓은 메시지나 장치)를 찾고 있는 것.

CGV리서치센터가 지난 24∼28일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본 관객을 분석한 결과, 재관람률은 5.0%에 달했다. 이 영화 재관람률은 개봉 첫날 2.2%로 시작해 주말 동안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아직 개봉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말 선보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개봉 첫 주 재관람률은 2.7%였다. 이 작품은 석 달 이상 장기 상영되며 재관람률이 8.0%까지 올라갔다.

역대 1천만 명 이상을 동원한 작품들의 최종 재관람률을 보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가 8.2%, ‘어벤져스: 에이즈 오브 울트론’(2015) 5.3%, ‘겨울왕국’ 8.1%, ‘명량’ 7.5% 등이다.

영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서는 재관람 인증샷과 후기 등이 속속 전해졌다. 2D뿐만 아니라 아이맥스 3D, 4DX, 사운드 특화관 등 다양한 포맷으로 여러 번 관람했다는 이가 많다. “여러 포맷으로 벌써 5번 봤다”, “N차 관람 중인데, 볼 때마다 새롭고 또 다른 것들이 보여서 계속 보게 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극장 관계자는 “러닝타임이 3시간 57초에 달하고, 11년간 이어온 ‘어벤져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인 만큼 N차 관람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려는 관객이 많다”면서 “최종 재관람률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극장들도 N차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CGV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몇 차까지 가봤니?’ 행사를 통해 다회차 관객에게 무료 관람 쿠폰 등을 지급한다. 롯데시네마는 5회 이상 본 선착순 5천명에게 오리지널 포스터를 준다. 메가박스도 2번 이상 본 관객을 대상으로 어벤져스 캐릭터 풀백 미니카 등 다양한 굿즈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고른 호응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비중이 36.5%로 가장 높은 가운데 30대 29.1%, 40대 24.5%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 관객 비율이 51.2%로 여성(48.8%)보다 다소 높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극장가를 장악하면서 영화인 사이에서 스크린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주말인 지난 27~28일 2천8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이틀간 약 310만명을 동원했다. 상영 점유율은 79.3%, 좌석 점유율은 83.5%에 달했다.

영화 ‘생일’을 제작한 나우필름 이준동 대표는 전날 SNS에 “어벤져스 이외에 다른 영화를 어디서 보란 말인가”라며 “스크린 상한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 실기를 많이 했다”고 썼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탁상공론에 머문다 해도 계속 제기하고 비판해야 문화를 살린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한편 ‘생일’, ‘캡틴 마블’, ‘요로나의 저주’, ‘노팅힐’, ‘미성년’, ‘안도 타다오’, ‘크게될 놈’, ‘바이스’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이들 영화는 대부분 하루 관객이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