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환자가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전국 창궐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봄 날씨가 깊어짐에 따라 국민의 개인 위생관리에 허점이 드러날 경우,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 특성으로 인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감염 원인을 놓고 외국인들을 지목하기도 한다. 손 씻기, 익혀 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이 철저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폭넓은 계도가 필요하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A형 전국의 간염 확진자는 총 3천579명이다. 지난해 감염자 2천436명보다 45% 넘게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최근 감염자가 4천419명으로 가장 많았던 2017년 수준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당국은 A형 간염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잠복기가 최장 50일로서 다른 감염병보다 훨씬 긴 탓에 당국도 아직 원인을 정확하게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1천3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서울(570명)이다. 두 지역 감염자가 전국의 45%를 차지한다. 대구와 경북은 아직 심각하지 않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신고 환자 가운데 30∼40대가 72.6%(30대 37.4%, 40대 35.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경우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까지는 1세 이후 때부터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이 증가하여 성인이 되면 거의 100% 항체가 있었다.

A형 간염은 집단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제1군 감염병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5일∼50일, 평균 28일 후 증상이 발생한다. 보통 심한 피로감과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소아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의 경우 70%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사망률 0.02%)할 수 있다.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음식은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하며, 조개류는 90도에서 4분간 가열해야 한다. 채소, 과일은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한다. 또 용변 후, 음식 취급 전, 환자를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기 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주춤하던 A형 간염이 다시 유행하는 추세를 허투루 여겨서는 안 된다. 감염확산 원인에 대한 철두철미한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위생이 중요한 만큼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경계심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