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북부경찰서 형사2팀
단순 병사 처리 시신서
멍자국 등 살해 흔적 발견
70대남편 추궁 자백 받아내

자신의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하고 병원으로 옮겨 병사로 처리하려 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 병사사건으로 덮일뻔한 이 사건은 포항북부경찰서 형사2팀 형사들의 기지로 밝혀졌다.

포항북부경찰서는 부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74)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7시께 포항시 북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부인 B씨(63·여)를 수차례 때린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부인을 살해한 후 포항시 남구의 한 병원으로 옮겼고 “집사람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았다. 평소 앓던 당뇨와 고혈압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은 단순 병사로 처리해 사망진단서를 발급하려고 했으나, 시신을 확인한 형사들이 살인을 의심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됐다.

포북서 형사2팀 관계자는 “A씨가 의심을 피하려고 스스로 경찰에 변사신고를 했는데, 병원을 찾아 시신을 확인해보니 수상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자세히 보니 시신의 목 주변에 점처럼 생긴 멍 자국이 다수 있었고, 입 주위에 소량의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형사들은 보호자인 A씨를 급히 찾았지만, 그는 병원에 없었고 전화상으로 “아내의 인적사항을 몰라 집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형사2팀 관계자는 “같은 병원에 아들이 입원해 있어서 굳이 집으로 갈 이유가 없었는데, 집으로 간다고 해서 의심이 커져 있었다”면서 “A씨가 사건 현장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병원으로 다시 불러 추궁했다”고 말했다. 형사들의 추궁에 횡설수설하던 A씨는 결국 “아내랑 다투다가 홧김에 죽였다”고 자백했고, 과학수사대 부검에서도 살인으로 결과가 나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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