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추경안에 1,130억만 반영
경북도 요청액의 30%도 안 돼
지역민 체감 만족도 저하 우려
道 “미흡 부분 증액 위해 노력”

포항지진이 인재(人災)로 드러났음에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에서 홀대를 받았다.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포항을 찾아 지진피해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등 정부의 겉으로 드러난 행보와 실제 지원이 따로 놀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2면>

정부가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한 정부의 추경 예산안 가운데 포항지진으로 인한 피해회복 항목에 1천130억원이 배정된 것으로 드러나자 경북도와 포항지역에서는 “상당히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진계측 및 지하수위관측 시스템 구축(10억원), 소상공인 중기 융자확대(525억원), 지역신보 재보증(25억원), 지역공동체 일자리 확대(50억원, 1천명),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산 지원(121억원), 포항지역 국도·항만 인프라 조기확충(260억원), 특별재생사업(마중물사업) 국고보조율 인상(49억원),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15억원) 등이다.

정부 추경예산에 경북도는 당초 3천700억원을 신청했으나 3분의 1 수준에 못미치는 1천130억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회심의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정부 부처별 세부예산내용을 파악 증액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처별로 배정된 세부적인 예산을 파악해 정확한 규모를 확인한 후 국회 심의단계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지진으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포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진대책 사업으로 요청한 33건 3천700억원 규모와 항목, 금액에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주요 사업별 추경 건의 예산은 순환형 임대주택 1천 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건립 550억원, 지진피해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대책 534억원, 포항 블루밸리국가산단 임대전용 산업단지 추진 350억원, 영일만 4산업단지 기반시설 조성 220억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드림 일자리 140억원 등이다.

특히 지진 피해가 집중된 흥해지역의 도시재건 및 피해주민 생활안정화 대책으로 흥해지역 ‘도시재건 기본계획 및 주택정비 계획’수립 용역 60억원, 흥해시장 주차환경 개선 사업 42억원, 흥해시장 장옥 개축공사 26억원, 바다생태공원 조성사업 30억원, 흥해읍 용한리 서퍼비치 조성사업 2억원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파악한 반영 금액은 8건에 1천13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건수가 저렇게 줄어들면 시민들의 체감 만족도는 크게 떨어지게 마련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굵직굵직한 예산은 대부분 제외됐다. 경북도가 지진대책으로 공을 들이는 국가방재교육관 조성, 지진 트라우마치유센터 건립 등과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안 사업으로 요청한 단지형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350억원, 이차전지산업 투자유치기업 산업기반 지원 150억원 등이 해당항목이다. 하지만, 경북도는 지진피해 이재민 주거안정 대책으로 건의한 흥해 순환형 임대주택 건립에 주택도시기금이 어느 정도 들어가고 부처별 세부내용을 파악하면 예산이 다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인재로 밝혀지면서 포항시민들이 크게 상처를 받았고 그동안 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도시재건 및 시민 생활안정을 위해 추경예산 투입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추경에서 지진복구 사업 예산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반영돼 난감하다”며 “추경 예산 심사기간까지 지진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예산안을 심의 의결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부문에 2조 2천억원, 선제적 경기대응과 민생경제 긴급 지원 부문에 4조 5천억원 등 모두 6조7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포항지지 대책 1천 130억원은 위기·재난지역 지원 항목에 배정됐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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