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에 갈매기가 산다’는 주제로 본지가 단독 보도하면서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쇠제비갈매기의 생태계 복원 사업이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안동시는 국내 최초로 바닷새로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의 안동호 인공 모래섬 서식환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닷새의 서식지를 인공섬으로 조성한 것도 국내서는 처음 있는 일이지만 이곳에 쇠제비갈매기가 찾아와 생태 활동을 벌이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학계의 관심도 비상하다고 한다.

안동시는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드물게 담수호인 안동호 모래섬에 6년 연속 찾아왔으나 2018년 낙동강 상류지역의 많은 비가 오면서 기존 모래섬이 물에 잠겨 버릴 위기에 처하자 인공 모래섬 조성으로 바닷새 구하기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조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물에 뜨는 구조물을 실제 모래섬의 절반 크기로 조성했다. 배수가 잘되도록 부직포를 깔고 모래도 얹어 모래섬과 비슷한 지형으로 조성했다.

지난 23일 안동호 한가운데 만든 인공 모래섬에 쇠제비갈매기 70여 마리가 번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쇠제비갈매기는 짝짓기에 이어 둥지를 틀고 산란을 시작했으며 빙어를 잡으려고 자맥질하는 모습도 잡혔다. 또 잡은 먹이로 암컷의 환심을 사려는 수컷의 구애 장면도 관찰됐다고 한다.

이로써 올해 7년째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를 찾음으로써 안동시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인공섬 조성사업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특히 서식 환경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인공섬 조성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할 만하다. 조류학자 박희천 교수는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 번식을 유도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고 학술적 연구 가치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본래 쇠제비갈매기는 바닷가나 강하구 모래밭에 서식하는 바닷새다. 낙동강 하구에서 매년 1천 마리 이상 번식하던 새가 수년 전부터 급격히 감소, 멸종위기종으로 처하게 된 조류다. 조류학계는 현재 낙동강 유역에서는 안동호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의 유일한 집단 서식지로 지목하고 있다. 바닷새가 담수호로 서식지를 옮긴 것에 대해 학계는 낙동강 하구의 대규모 서식지가 망가진 탓으로 짐작한다. 특이하게도 환경과 먹이원이 전혀 다른 곳에서 번식이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 보도 이후 KBS의 다큐멘터리로 반영되면서 안동호에 날아온 쇠제비갈매기는 이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대표 여름철새로 알려졌다. 쇠제비갈매기가 낙동강 하구의 서식지를 떠나 안동호로 옮겨온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오염되지 않은 안동호의 천연환경이 그들의 서식지로 적합한 때문이다. 쇠제비갈매기의 생태복원 사업의 성공을 계기로 생태환경 보전에 대한 우리의 각오가 더 커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