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김기동 수석코치 체제로

경질된 최순호 감독. /연합뉴스
포항스틸러스 최순호 감독이 경질됐다.

당분간 포항은 김기동 현 수석코치가 감독을 맡아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최 감독과 계약 해지를 선택한 포항스틸러스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포항스틸러스는 현재 리그 10위다. 뒤로는 인천과 제주가 있다. 8경기를 치른 가운데, 2승 1무 5패로 득점이 실점의 두배나 된다. 지난해 시즌 리그 4위로 한 해 농사를 마무리지었던 포항이었지만, 올해는 밑바닥까지 뚫을 기세다.

지난해 말 포항스틸러스는 주변의 반대를 딛고 최순호 감독과 2+1 연장 계약을 했다. 사실상 3년 계약인 셈이다. 당시 포항은 “최순호 감독과 구단이 바라보는 미래와 가치관이 같다”며 재계약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불과 반 년만에 구단과 감독은 합의 하에 헤어졌다. 구단이 등을 돌린 궁극적인 이유는 성적보다 ‘포항만의 색깔’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구단과 최순호 감독 사이는 마냥 좋지 않았다. 다만, 위기 때마다 스틸러스가 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유지됐을 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최감독에게서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가능성을 볼 수 없다고 구단 측은 최근 판단했다. 최근 FA컵 32강전에서 만난 수원과의 경기가 구단이 계약 해지를 결정지은 계기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 대구FC와의 0-3 경기로 양 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사실 올해 초 전지훈련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포항스틸러스 선발출전 선수들이 서울과의 개막전에서부터 0-2 패배를 당하면서부터 구단 내부에서는 비상에 걸렸었다. 리그 시작 전 K리그 12개 구단 감독들이 선정한 최고 경계 대상이 포항 스틸러스였다. 하지만, 첫 경기에 드러난 포항의 경기력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이후 두 번째 경기부터 포항은 출전선수들의 포지션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바꿨지만,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단조로운 공격부터 중원 장악 실패, 수비조직력 약화, 골 가뭄 등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말이 딱 포항과 맞았다. 리그를 진행하면서 매 경기마다 나아지는 모습도 없었다. 설사 포항이 이긴 경기에도 “포항이 이긴 건 상대가 못한 것일 뿐”이라는 비아냥이 포항 팬들 사이에서 늘 회자됐다. 이와 함께 “오래전 K리그를 주름잡던 포항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말도 뒤섞였다.

오래전 ‘포항식 티키타카’와 화끈한 공격력에 반했던 포항 팬들이 몇 년 사이 줄줄이 떠나는 이유는 역시나 “스틸러스 축구는 재미가 없다”가 가장 크다. 지난 20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에서 포항팬들이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항의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오래전 포항은 말 그대로 ‘오래전 포항’이 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최 감독과 이별한 후 현재 구단을 새롭게 만들 사령탑을 찾고 있다. 과거의 찬란한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포항스틸러스를 향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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