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1승 1패
27일 결승 3국서 우승 판가름

이동훈(21) 9단이 벼랑 끝에서 신진서(19) 9단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며 맥심배 우승 불씨를 살렸다.

이동훈은 22일 강원도 양양 솔비치리조트에서 열린 제20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신진서에게 24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동훈은 이 승리로 신진서의 우승을 저지했다.

맥심배 우승컵의 주인은 오는 27일 오후 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결승 3국에서 가려진다.

신진서는 지난 8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대회 결승 3번기 1국에서 이동훈에게 26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2000년 3월 17일생인 신진서가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맥심배 챔피언 기록을 새로 쓴다.

27일이면 생후 6천981일을 맞아 박정환 9단이 보유한 최연소 맥심배 우승 기록(생후 6천994일)을 13일 앞당긴다.

이동훈은 2국에서 초반 좌변 공격에 성공하면서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다.

신진서에게도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이동훈은 깔끔한 마무리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국 후 이동훈은 “초반에 중앙 흑돌을 몰아가면서 괜찮아졌다”며 “중간에 실수가 나왔던 것 같지만 그래도 약간 미세했었다. 나중에 확실하게 이길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신진서는 “제 스타일대로 못 둔 것 같아서 아쉽다. 나중에 미세해질 기회가 있었는데 실수해서 진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맥심배 우승을 떠나 이날 승리는 이동훈에게 매우 뜻깊다.

이동훈은 신진서에게 9전 전패로 유독 약했다.

이동훈은 신진서 상대 전적에서 절대 열세를 뒤집고 첫 승리를 획득해 2015년 KBS바둑왕전 우승과 2016년 GS칼텍스배 우승을 이어 또 하나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을키웠다.

이동훈은 대국 전 “1국에서는 마지막에 실수했는데, 오늘은 마무리 단계에서 좀더 집중하려고 한다. 열심히 해서 3국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던 굳은 각오를 현실로 만들었다.

이동훈은 “공식 대국에서 한 판도 못 이겨서 상대 전적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결과가 좋아서 부담을 덜어낸 것 같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동훈은 “3국은 단판 승부가 됐다”며 “좀 더 집중해서 제 실력 발휘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진서는 체력에 발목을 잡혔다.

신진서는 지난 15·17일 중국 갑조리그에 출전했고, 19∼21일에는 일본에서 열린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에 임한 뒤 곧바로 양양으로 이동해 대국에 나섰다.

특히 21일 글로비스배 준결승과 3·4위전에서 연달아 패하고 최종 4위 성적을 거두고 오는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신진서는 글로비스배도 맥심배처럼 속기전이었던 만큼 연습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이동훈에게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신진서는 “일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약간 영향이 있을 수는 있는데,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오늘은 제가 못 둬서 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진서에게도 기회가 있다.

신진서는 “3국이 남아있으니 좌절하지 않고 준비를 잘해서 좋은 바둑을 둘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3국에서는 저의 바둑을 둘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