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동해안 해저지진 네차례나 발생… 지진해일 우려 커져
전문가들, 단층 위치·규모 정밀조사 등 모니터링 강화 한목소리

동해안에 큰 규모의 지진이 잇달아 관측되면서 해저지진으로 발생하는 지진해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이 아닌, 바다 깊은 곳에서 나타난 지진이라는 점에서 원전이 밀집해 있는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대응과 해저지진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오전 5시 45분께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16분에는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4.3 규모의 지진이 났다.

앞서 지난 2월 10일 낮 12시 53분 38초께는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올해 1월 1일 오전 6시 49분 영덕군 동북동쪽 29㎞ 해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특이점은 네 번의 지진 모두 바다 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다.

피해의 심각성은 바로 옆에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동일본 대지진’이 대표적이다.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돼 있는 동일본 대지진은 ‘지진해일(쓰나미)’의 강력함을 알 수 있게 한다.

당시 일본 동북(도호쿠)지방 태평양 해역 해저 깊이 24㎞에서 흔들린 땅의 울림을 시작으로 10m 높이의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을 덮치면서 당시 1만5천890명이 숨지고 2천589명이 실종됐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수소폭발과 함께 방사능이 누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두 2만명이 넘는 희생자와 약 182조원의 피해를 낸 최악의 해저지진 중 하나로 설명된다.

최근 동해에서 연달아 해저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형 지진의 전조현상이며, 조만간 지진해일이 경북과 강원도를 덮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이 전조현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남철 기상청 분석관은 “지진은 언제든 부지불식 간에 발생할 수 있다. 우연히 3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동해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했다고 이를 강원도나 경상도 지진 가능성과 연관시키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동해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이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또 지진해일은 규모 6 정도의 지진이 일어나야 발생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다만, 동해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진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윤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자연 현상은 방심하면 안 된다.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저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있고 우리 동해안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밀집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동해안에는 후포단층 등 남북으로 뻗어있는 단층들이 여럿 있다고 알려졌다. 이름이 없는 것도 조각조각 확인됐는데 이런 단층 중 하나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진은 가까운 곳에서 관측해야 깊이, 규모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에 좋다. 울진 앞바다에 총 9대의 지진계가 들어가 있고 다음 달엔 3대를 추가할 예정인데, 이런 자료를 분석하면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 지진이 발생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언젠가는 한반도에서 규모 7.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동해나 그 인근 지역에서 이런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동해안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단층(후포단층, 동한단층)의 운동일수도, 알려지지 않은 다른 단층이 ‘동면(冬眠)’에서 깨어났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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